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한 달 간 화물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휴가철 여파로 북미 서안과 동안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전월 대비 약 5~10%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서안의 평균 소석률은 80%, 동안은 85~90%를 기록했다. 파나마운하 수심 제한으로 선사들이 적재화물 중량을 낮춘 까닭에 동안 소석률은 그나마 높은 상황이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발 미국행 물동량 약세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7월 아시아 10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52만9700TEU로 집계됐다. 중국발 화물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 감소한 91만6900TEU를 기록했다. 1~2위 수출품목인 가구와 기계류가 각각 11% 2% 후퇴하며 전체 물동량 감소로 직결됐다.
특히 상반기 중국의 북미수출 점유율은 전년 대비 4.6%p 줄어든 59.7%를 기록, 60%대가 붕괴됐다. 중국발 점유율이 50%대를 기록한 건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발 수출물량은 506만8300TEU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6위 홍콩발 미국행 7월 물동량은 17% 감소한 5만6200TEU로 중국과 함께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위 한국발은 3% 증가한 15만6100TEU, 3위 베트남은 37% 증가한 10만700TEU로 집계됐다. 4~5위에 자리한 대만·싱가포르발 역시 전년 대비 각각 21% 22% 증가한 9만5000TEU 5만8900TEU로 나타났다.
북미수출항로 누계(1~7월) 물동량은 0.4% 증가한 938만500TEU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초 선사들이 계획했던 성수기할증료(PSS) 도입은 두 차례나 무산됐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와 프랑스 CMA CGM 자회사인 APL, 독일 하파크로이트, 현대상선 등의 선사들은 8월 초 PSS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8월 중순으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9월 초로 도입 날짜가 늦춰졌다.
선사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성수기가 도래하면 3~4달 동안 PSS를 부과하곤 했는데, 지금은 한 달만 적용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휴가철 여파로 도입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북미항로 운임은 지난달 들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8월9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474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649달러에서 175달러 떨어졌으며 지난해 2068달러와 비교하면 600달러 낮은 수준이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2660달러를 기록, 전년 3099달러와 비교해 439달러나 하락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주항로 운임은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기 수요 영향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9월1일로 예고했던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가 12월15일로 연기되며 조기 선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음달부터 의류, 컴퓨터, 신발 등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관세 부과 시점을 연기하면서 선사들은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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