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북미항로는 선사들의 잇따른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으로 선복난이 지속됐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북미항로에서도 선적이월(롤오버) 현상이 뚜렷했다. 미국 서안보다는 동안에서 선복 품귀현상이 두드러졌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이달 북미항로에서는 중국 춘절 이후 약세시황에 대응하기 위한 선사들의 임시휴항이 일제히 진행됐다. 머스크 MSC가 결성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제휴그룹(얼라이언스) 2M은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에서 감편을 실시했다.
2M은 북미항로에서 2월 2주에는 3편, 3주는 4편, 4주에는 3편 등 총 10편을 중단했다. 오션과 디얼라이언스도 수요 감소에 대비해 총 6차례의 임시결항을 통해 운임 하락 폭을 최소화하고 있다. 현대상선 역시 2월 중순 임시휴항을 실시했다. 선사들은 올해 진행된 임시휴항이 규모가 예년보다 컸다고 입을 모았다.
선복 부족으로 북미항로 운임은 예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2월1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99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1895달러에서 100달러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2월 1500달러대와 비교해 50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3054달러를 기록, 전달과 비교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선사들은 올해 1분기 평균 운임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물동량 점유율이 높은 얼라이언스의 공급조절이 용이해져 과거처럼 운임이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선사 관계자는 “작년 1분기에는 미중 무역분쟁 사태로 선사들이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북미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역대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해운조사기관인 JOC피어스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1783만TEU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성장과 對중 보복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선적이 늘면서 호성적을 냈다. 중국은 8.4% 증가한 1162만7800TEU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 6.9% 증가한 273만9000TEU를 기록했다.
12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1.8% 증가한 164만5000TEU를 처리했다. 1위 중국은 가구·가재도구·섬유·기타제품·전기기기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7.7% 증가한 111만7500TEU의 실적을 거두며 7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지속했다. 아세안은 7.5% 증가한 23만5800TEU로 집계됐다. 한국은 자동차부품 수출이 크게 늘어나며 전년 대비 23% 폭증한 7만9500TEU를 기록했다.
한편 북미항로에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한 시한인 3월1일을 앞두고 선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3월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다. 현재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에 무역확대법 232조를 적용하는 수입 규제를 검토 중이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산차의 가격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코트라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현지 생산품과 중국에서 생산공정을 거치는 제품의 관세부담 및 제품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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