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02 17:44

감항능력을 갖추자

KSG 칼럼 우성해운 홍용찬 사장(시민의 신문 운영위원장)


딸아이가 휴가를 얻어 학교 때 친구들과 어울려 스키를 타러 갔는데, 아빠
가 호통을 쳐서 콘도에서 자지 못하게 하고 매일 강원도와 집을 오가게 했
다면?
어멈은, 안 그래도 회사에서 매일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해서 새벽별 보기
운동하는 딸아이가 안쓰러웠는데, 모처럼 편히 지낼 기회를 박탈하고, 위험
한 겨울 길 바닥에다 사서 고생을 시킨다고 안달이다.
아무리 남녀가 따로 들 방을 쓴다 하더라도, 딸아이가 미덥지 않아서가 아
니라 사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힘들고 불편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보행자가 없더라도 신호를 기다려야 하고, 진행 신호가 있어도 네거
리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횡단을 기다리는 운전자의 질서 수칙 같은 것이다
.
인기 없는 경영자와 고통 받는 노동자가 되더라도 원칙을 지킬 때에야 비
로소 미래와 비젼이 있는 것이다.

2000년 벽두에서 우리는 IMF를 극복했다고 또 한번 샴페인을 터뜨렸는데,
그리고 민족사에 훌륭하게 기록될 분단 50년 만의 남북정상의 뜨거운 만남
과 노벨상 수상 등 온갖 축복 받을 성과를 일구었는데 어쩌다가 이제와서
또다시 IMF 때와 현재를 자꾸 비교해야만 하게 되었나?
한보/기아 사태와 대우/현대 상황, 주가 추락, 노사 분규의 재연, 환율 불
안정, 무엇하나 다른게 없다. 정부측에서는 많은 외환 보유고를 내세우지
만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자본을 빼면 도로아미타불이고 국가 채무를 생각
하면 끔찍하다. 300만원짜리 월급쟁이들의 회사가 망하면 국가는 200만원
짜리 우직한 국민한테서 미래에 두고두고 징수할 세금을 담보로 채권을 팔
아 공적자금을 대어 줬는데, 일·이년만에 다 까먹고 새로 달라고 또 아우
성이다. "그래 니 돈이냐 내 돈이냐 엣다 먹어라, 표나 찍어주려무나"

온 나라가 온통 정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모든 길은 로마가 아니고
대권 획득을 위한 표심 모으기로 또 이를 위한 항로 이탈인 이로(deviation
)로 연결된다. 나라의 발전과 정의의 구현은 안중에도 없나 보다.

꼭 1년 전 이맘 때 法大에 지원한 막내딸 아이의 면접시험에서 교수 질문
은 뇌물 받은 자와 준자 중 더 나쁜 쪽을 짚으라였는데 받은 자라고 했다고
교수의 혹독한 반대 심문을 이기지 못하고 "법대 출신은 받기만 하니까 그
러시는 모양인데 교통도 돈 안받으니까 주는 사람도 없어졌다고 대들다가
울어 버리고 기죽어 집에 왔었는데, 그때 그 마녀사냥 말라고 소리치던, 힘
센 먹은 자는 감싸고 약한 준자는 집어 넣던 그때부터 하나 둘 떠나버린 민
심이반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막바지에 와 있고 모든 것이 비뚤어 지기 시
작했나 보다.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개입의 개연성이 있는 수사를 맡았다고
하면, 독자들이 아마도 더 적절한 표현을 해 주실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터져야 할 사건들이 줄줄이 있을지도 모른다. 수십 년
전에 재벌놀이 하다가 망해버린 아이가 은행 빚으로 사 두었던 당연히 환수
되었어야 했을 땅에 무슨 돈으로 세계일류 호텔을 다시 세웠는지, 탄광촌의
카지노는 누구의 이권인지도 밝혀 보자는 사람도 나타날지도 모른다.

하기는 교육부 장관 나리가 학생 선발권은 대학에 모든 자유를 일임 했
는데 웬 소리냐, 단지 대학별· 학과별 서열화를 막기 위해 입시는 국가가
관리하되 사교육비 문제 때문에 문제는 쉽게 출제한다. 이 양반아 대학이
저마다 다른 시험을 보면 점수별로 줄 안 세워도 되고 손발을 다 묶고 눈가
리고 자유를 모두 줬다고 안해도 될것 아니야?
통계에 의하면 서울대 생긴이래 부자가 가장 많이 들어온 해가 입시가 제
일 쉬웠던 그래서 내신 성적의 영향력도 지대했던 2000년도 라던데.
동물원에서도 수능 시험을 치루었는데 과목은 날기, 달리기 그리고 수영.
모두 쉽게 쉽게 100m를 10분 내에 돌파하면 만점인데 호랑이나 사자처럼
뛰는 놈도, 독수리처럼 나는 놈도 고래나 악어도 모두 과락을 면치 못했는
데 오리가 만점을 받고 서울대에 합격하여 오리발을 내밀었다던가?

장관도 자기 논리의 모순을 조금은 터득했던지 아이들에게 고액 논술 과외
를 조장 했는데, 이봐요 멍텅구리 평준화의 희생자는 서울대 진학을 못한
세계 올림피아드에서 성적 내는 과학고생이 아니고, 수업시간에 아무리 들
어도 못 알아 듣는 쓸데없는 공부에 지쳐버린 80퍼센트의 대다수 학생들이
요. 왜 그들에게 대학 교수가 될 기초 교육을 그것도 전과목에 걸쳐서 시
키는 거요? 그러니 수업 파괴, 교실 붕괴 사태가 일어나지. 저마다 자기
개성에 맞는 적절한 수업을 시켜 재미있고 유익한 학교를 만들어야지 100만
명을 똑 같은 시험으로 한 줄로 세워 놓고 점수 차례로 대학과 학과를 선
택시켜야 하는 것이 교육부가 할 일이요? 나라의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당장 교육부는 파산 처리하고 해산 하시요.

21세기의 새 아침을 맞으며 국민들은 불안하다(1세기는 기원 1년부터 100
년까지. 따라서 21세기는 2001년부터). 준비 없이 갑자기 닥쳐 왔던 IMP
때는 모두가 급성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처럼 조심스럽게 그리고 열심히 한
마음으로 위기 관리에 앞장섰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스럽다. 우리는 과연
또 다시 금 모으기를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제는 만성적인 고질병이
되어서 치료도 쉽지 않고 고통도 지속적이다. 환율이 그토록 치솟았었을
적에도 국민들의 내핍으로 물가 상승이 없었는데 그 환을 반은 다 까먹는
동안 떨어져야 할 물가 대신 주가 추락만 있었다. 위기관리 실패에 따른
국가 채무는 눈덩이처럼 늘고, 집단 이기와 경제적·도덕적·교육적 파탄은
정치꾼 헤커의 훼방으로 anti virus백신 제조를 불가능 하게 한다. 그러
나 이게 어찌 정부만의 잘못일까?

경제 주체는 가계·기업과 더불어 정부다. 소득 구조를 보면 우리나라 임
금은 대만 홍콩에 비해 낮지 않다. 그런데 그들의 일인당 소득은 우리의
두세배에 달한다. 자본소득의 차이도 있지만 우리는 다섯 식구 중 아빠 혼
자서 버는데 그 사람들은 맞벌이 하고 아이들도 스무 살이 되면 자립한다.
한편 소비 구조는 우리가 훨씬 낭비적이다. 자가용은 두세배 되고 주거비
도 선진국보다도 무척 비싸다. 게다가 애들 과외 시켜야 하고 세계에서 두
번째인 대학 진학율에 따른 학비, 결혼때까지 모든게 부모 부담이다. 이래
서야 웬만한 월급으로는 생활이 안된다. 따라서 기업은 과다한 임금을 지
급할 수 밖에 없고 그렇지 못한 업종은 망해 버리거나 해외로 퇴출된다.

결국은 과거 선진국들이 겪었던 노사 갈등과 파업에 따른 도산, 도산, 도
산. 그리고 산업 공동화다. 텅 빈 자리에서 새로운 시작은 우리처럼 조상
으로부터 물려 받은 재산도 부존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는 안된다. 그러나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 바짝 차리면 이제도 늦지는 않았다. 이북보다도
더 가난했던 우리에게는 불과 40년 만에 소득 100배 이상을 달성한 세계 경
제 발전사에 유례 없는 성공을 이룩했다는 자부심과 능력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 시작해야 한다. 집수리를 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허물어 재건
축 단지를 만들어 기초부터 새로 다져야 한다. 그리고 신공법을 도입하여
새집을 지어야 한다. 부실 시공은 안된다.

게임의 법칙에 의하면 남들은 질서를 지키는데 나 홀로 새치기를 하면 나
는 빠르다. 그러나 남들도 똑 같으면 아수라장이다. 더불어 함께 빨리 가
려면 얄밉지만 일본을 배워야 한다. 국민의식의 발전 없는 경제성장은 사
상누각이다.
30년 전 그 추웠던 이대 강당의 음악회는 오늘의 비싼 청중에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었다.

앞으로는 대량생산, 시장생산의 시대에서 다시 소량, 다품종 cyber에 의한
개별 주문 계약 생산인 S/C(Service Contract) 형태로 발전한다. 여기에
적응하고 세계 경제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무질서와 파렴치
그리고 무식한 획일적 교육은 금물이다.
저마다의 개성이 마음껏 발휘되고 자랑되며 창의성이 존중 받는 사회로 탈
바꿈 해야 한다. 책임해태( Negligence)는 온갖 부정 부패 부실을 초래하
여 필히 항로이탈(deviation)로 이어진다.
제대로 된 선원, 선구를 갖추고 정품인 보급품이 마련 되어야만 감항능력(
seaworthiness)을 갖추게 되고 여기에 상당한 노력(due diligence)을 수행
할 때에만 어떤 풍파와 악천후에도 목적지로 이로 없이 순항 할 수 있는 것
이다.

7천만 겨레여. 이제 20세기의 초반에 시작되었던 고통의 멍에를 벗고 우리
모두 하나 되어 21세기를 힘차게 웅비할 새 틀을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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