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8 09:09

美 육송시장 ELD 의무화 ‘석달’ 공급부족 ‘빨간불’

트럭·섀시 공급부족에 시카고향 내륙운송 최대 2주일 지연
실화주, 물류비 증가에도 나몰라라…피해는 ‘포워더’ 몫


미국 육상운송시장에서 전자식운행기록계(ELD) 장착이 의무화된 지 3개월이 지났다. 차량의 업무시간(운행+휴식시간) 거리 위치정보 등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ELD가 본격화되면서 미국 내륙운송시장에선 당초 기대했던 장점보다 단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운송기사들의 인권과 건강을 위해 ELD 장착이 의무화됐지만 기기 설치가 오히려 기사들의 비용 부담과 근로시간 규제로 작용하면서 내륙운송 공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기사들은 임금손실을 메우기 위해 높은 운송료를 보장해주는 화주의 화물부터 우선적으로 수송하고 있다. 때 아닌 트럭공급 부족에 국내 주요 국제물류주선(포워딩)업체들은 트럭 수배에 진땀을 빼고 있다. 선사와 연간계약을 맺은 운송사들은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했다. 선사의 문전수송(도어딜리버리) 경쟁력이 사실상 추락했다는 평가다.

선사 문전수송 기피현상에 화주 신뢰 ‘흔들’

해운물류업계에 따르면 ELD 설치 의무화가 본격화되면서 당장 큰 피해를 입은 쪽은 선사에 문전수송을 맡긴 포워딩업체다. 현지 기사들이 선사가 요청한 화물수송을 꺼리고 있어서다. 선사들이 대규모 물량으로 운송사와 연간계약에 나서다보니 컨테이너당 운송료가 지나치게 저렴한 게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은 대부분의 운송사가 성수기 비수기에 따라 받는 운송료가 달라, 스폿(단발)성 계약이 많은 편이다. 대형화주를 중심으로 운송사와 장기계약을 맺는 우리나라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지 육상운송 스폿운임은 마일당 약 1.67달러에서 2.26달러로 지난해 대비 35% 급증했다. 트럭(헤드) 외에도 섀시 등 운항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게 스폿운임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선 트럭기사가 섀시를 소유하고 있어, 컨테이너를 터미널 장치장 대신 섀시 위에 두는 경우가 많다. 기사들은 컨테이너가 실린 섀시를 장치료가 저렴한 부두 밖 장치장(ODCY)으로 끌고나와 적기에 수송하는 편이다.

스폿운임이 치솟다보니 선사에 문전수송을 맡긴 화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통상 미국 항만은 터미널 무료장치기간(프리타임)을 5일만 준다. 터미널에서 공장까지 하루면 충분한 거리인데 기사들이 최근 이동거리까지 따지며 수익성이 없는 화물은 기피하다보니 화물수송이 2주일 이상 걸릴 때도 부지기수”라며 “무료장치기간을 초과하면 디머리지(체화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데 기사 수배가 어렵다보니 선사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철도운송을 동반할 때다. LA에서 내륙용 철도 수송(IPI)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무료장치기간은 최대 이틀에 불과해 트럭과 섀시 공급이 제때 이뤄져야 한다.

실화주에 비용 인상분을 반영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인상된 내륙운송료가 시장운임으로 인식되기 전까진 실화주가 인정하지 않으려는 편이다”라며 “연간 운임계약(SC)을 맺어놔도 선사들이 운임을 높이면 고스란히 줘야한다. 실화주에게 문전수송을 포함한 물류비용을 안내하기 까다로워졌다”고 전했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일부 선사들은 터미널 야드장(CY)에서 문전까지 운송하는 서비스 관련 운임제공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선언했다. 트럭 수배가 어려워질수록 장치일이 늘어나 선사들의 체화료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또 화주와 약속한 수송납기일을 지키는 게 사실상 어려워져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4월1일부터 ELD 여파에 긴급육송운임인상(ETRS·Emergency Trucking Recovery Surcharge)을 공표한 선사도 나오지만 대부분 문전수송 서비스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포워딩업계, 현지 운송사 물색 ‘전력’

선사가 육송서비스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주요 물류기업들은 차선책으로 현지 파트너를 활용한 운송사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자사물량을 오래 전부터 취급했거나 취급할 수 있는 운송사들을 주력으로 대거 수배하고 있다. 이마저도 평균 운임보다 상당한 웃돈을 줘야 실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부터 도로 손실을 막기 위해 트럭의 주행속도를 규제하고 있고, 주행시간도 ELD 의무화로 11시간(총 근무시간 14시간) 이내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지역에선 이산화탄소(CO₂)를 많이 배출하는 트럭의 이동을 제한해 트럭 공급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요즘 미국 육상운송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근로시간이 하루 10시간 내로 묶이다보니 편도 200마일(322km) 이하의 반경은 운송료가 약 100~150달러 인상됐다. 그 이상은 비용을 15~20% 높게 부르고 있다”며 “월 6000달러를 벌던 기사가 ELD 규제로 4000달러만 벌게 됐다. 1박2일이 소요되는 운송도 비용을 10~20%만 추가로 받다보니 기사들로선 이동거리에 따른 운송료를 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ELD 의무화로 살아남는 기업은 결국 대형 물류기업에 국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트럭을 매입하고 기사도 고용할 수 있어 중소포워더보다 상대적으로 물류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트럭 수배가 가장 어려운 곳은 시카고가 위치한 중부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에서 주요 핵심지역으로 뻗어가는 화물들이 많고, 편도 4시간이 소요되는 수출입화물 수송보다 비슷한 요율에 여러 건을 처리할 수 있는 인근 내수화물 운송에 기사들이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트럭과 섀시가 부족해지면서 최근 평균 내륙운송료는 800달러에서 1000~12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한 트럭에 2~3명이 번갈아가며 운전하는 ‘팀트럭킹’ 요율은 1000달러 가까이 폭등했다.

포워더들은 물류비용 증가보다 납기일을 보장하지 못해 화주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평균운임보다 훨씬 높게 제시하면 운송에 문제가 없는 타 지역과 달리 시카고 인근 지역은 웃돈을 줘도 수송까지 최대 2주일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ELD 의무화로 차량 수배가 힘든 곳은 시카고-서배너-뉴욕-롱비치 순”이라며 “시카고는 인근지역으로 나가는 물량이 상당하다. 특히 서배너향 물량은 자동차부품이 대부분이라 자칫 납기일을 못 맞춰 생산라인에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물류비용 증가에 민감한 자동차부품 화주들은 최근 현대기아차 공장 인근에 위치한 서배너나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신규 물류창고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LD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왕복 8~10시간 내로 움직일 수 있는 반경에 물류창고를 세우는 게 나중엔 더 큰 비용절감이 될 거란 계산이다.

4월 물류비용 재조정 움직임에 예의주시

물류업계는 내륙운송 운임조정기간인 4월에 실질 운송료가 약 15~20%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교통체증에 따른 시간지체는 ELD 기록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현지 트럭기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미국 정부는 교통체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주행속도를 분석해 이르면 4월부터 기록에서 제외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

한편 미국이 통상압박으로 수출을 압박하는 가운데, ELD 의무화에 따른 내륙운송료 증가, 5월부터 시작되는 선사와의 연간 운임계약(SC)까지 신경 써야 할 요소들이 많아지면서 포워더들은 크게 혼란스런 모습이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설날 이후 최근까지 부산을 입항하는 미주향 선박들이 대거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섰다. 일부 선사가 4월1일부터 운임인상(GRI)에 나선다고 하는데 GRI 성공여부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5월 운임계약을 앞두고 다음 달 운임이 인상될지 주목하고 있다. 내륙운송료가 크게 오른 마당에 연간 해상운임도 크게 오르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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