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상위 7개 선사들의 과점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16일 '올해 컨테이너선 시장 이슈'란 제목의 칼럼에서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M&A(인수합병)를 통한 규모의 거대화가 진행되면서 상위 7대 선사는 전체의 75.7%에 이르는 1억6150만TEU의 선복량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7대 선사는 덴마크 머스크라인,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독일 하파크로이트와 지난해 7월 통합법인을 설립한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에버그린 등이다.
동서 기간항로에서도 7대 선사는 지배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다. 아시아-유럽항로에서 93.5%, 아시아-북미항로에서 82.6%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7대선사 체제가 갖춰지기 전 세계 5대 선사 시장점유율은 2012년 9월 45.4%에서 2015년 9월 47%로 소폭 상승했다가 M&A가 본격화되면서 2016년 9월 54%, 지난해 11월 63.9%로 크게 상승했다.
전 센터장은 연이은 M&A로 세계 컨테이너시장은 7개 거대선사와 2개 중견선사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2개 중견선사는 대만 양밍과 우리나라 현대상선이다. 다만 중견선사의 점유율이 작아서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쟁구도는 사실상 7개 선사 경쟁으로 압축된다는 예상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해운시장에서 M&A는 8건이 발생했고 그 결과 얼라이언스(전략적제휴그룹) 참여 선사는 16곳으로 재편됐다. 이후 해운 불황이 닥치면서 M&A는 다시 붐을 일으켰다. 지난해 4월 3대얼라이언스 출범과 함께 3건의 M&A가 발생하면서 얼라이언스 참여선사는 12곳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는 코스코가 홍콩 OOCL 인수를 마치는 한편 일본에서 ONE이 출범하면서 얼라이언스 참여선사는 9곳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전 센터장은 해상운임은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초대형선박 대량 인도와 해체 감소로 공급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견고한 수요 흐름을 바탕으로 수급개선이 지속되고, 거대선사의 과점화와 시장지배력 확대로 운임 협상력이 커진다는 이유다.
해상 물동량은 미국의 완연한 경제회복과 유럽의 장기침체 극복, 아시아 신흥국들의 수출 증가 등에 따른 교역 증가를 배경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북미 항로 물동량은 7.5% 증가한 1561만TEU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을 넘어선 증가율이다. 아시아-유럽항로도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해 4년 연속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공급도 초대형선을 중심으로 대폭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150만TEU의 신조 컨테이너선이 시장에 투입될 예정으로, 절반 이상이 1만4000TEU를 넘는 선박들이다. 특히 1월 컨테이너선 인도량은 역대 최대인 25만TEU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해체량은 35만TEU로 2016년 65만TEU, 지난해의 42만TEU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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