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에선 내년 새해 운임회복이 예정돼 있다. 선사들은 과거 200달러대를 호가했던 요율을 재연한다는 구상이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를 중심으로 수출항로에서 운임인상(GRI)에 나선다. 도입 시기는 내년 1월1일. 도입 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달러 수준이다. 직교역(로컬) 화물뿐 아니라 삼국간화물, 피더화물까지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50달러선을 보이고 있는 수입항로 운임은 이번 GRI에서 제외됐다. 한일항로에서 요율을 직접 올리는 GRI 형태로 운임인상에 나서는 건 지난 2015년 11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GRI가 성공할 경우 한일 수출항로의 운임 수준은 190~200달러 사이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산발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한신(고베·오사카) 구간 운임은 165달러대로 파악된다. 운임공표제가 도입된 지난해 이후 현재의 요율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등 운항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사들은 운임인상을 통해 채산성을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선박 연료유 가격은 싱가포르 기준으로 올해 초 320달러대에서 현재 370달러대로 상승했다. 선사들은 지난달 일본 현지에서 자율적으로 터미널조작료(THC)를 3만7000엔으로 2000엔 올리는 부대요율 인상도 단행한 바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내년 실시되는 30달러 인상안을 성공시키기 위해 화주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운임을 올린다기보다 과거 수준을 회복한다는 의민 데다 최근 연료비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화주들에게 알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요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품목인 석유화학제품(레진)이나 전자제품 잡화 설비 등이 꾸준히 실리고 있다. 선사들은 기세를 몰아 올해 마지막인 6기(11~12월) 실링을 99%로 정했다. 지난 5기(9~10월 )의 97.5%에 비해 1.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선사 영업담당자들은 최장 10일의 우리나라 추석연휴가 껴 있던 지난 기간에 비해 마지막 두 달은 사정이 나을 거라 예단하면서도 높은 실링 수준엔 부담을 토로했다.
선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실링 대비 마이너스긴 하지만 물동량 흐름은 지난달보다 나은 상황”이라며 “연말 특수가 나타난다면 높인 실링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NFC에 따르면 9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9.6% 늘어난 15만4700TEU를 달성했다. 증가율로는 올해 들어 가장 높다. 물동량 개수로는 7월의 17만1800TEU가 올해 최고치였다. 로컬화물은 15% 늘어난 6만4300TEU, 삼국간화물(아시아역내환적)은 14.9% 늘어난 6만7800TEU, 피더화물(원양환적)은 14% 감소한 2만2700TEU를 각각 냈다.
한국해운연합(KSP) 체제 이후 첫 통합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간몬(關門) 노선 구조조정은 결실을 내지 못한 상태다. 현재 간몬 지역에 선박을 띄우고 있는 곳은 동진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천경해운 등 5곳. 이들은 2개 선사가 700TEU(적재화물 기준 470TEU 안팎)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배선하고 나머지 세 선사가 선복임차로 서비스에 참여하는 내용의 통합안 윤곽을 정했지만 선복이 줄어드는 효과를 우려하는 선사들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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