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2-04 14:13
얼마전 우리 영화 “동감”이 화제를 일으켰었다. 무선을 통한 시대를 초월
한 사랑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동감과 비
슷한 소재의 헐리우드 영화가 있어 눈길을 끈다. 11월 25일 개봉하는「프리
퀀시」는 무선을 통해 30년전 죽은 아버지와 교감하는 내용의 감동적인 드
라마이다. 내용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3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10월 12일 오로라가 하얗게 뉴욕하늘을 비추던 밤, 뉴욕 메츠 팀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소방관, 프랭크는 화재 진압사고로 사랑하는 안내 줄리
아와 아들 존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눈을 감는다. 6살 코흘리개 꼬마
존은 결코 그날을 잊을 수 없다.
30년후 1999년 10월11일, 뉴욕 강력계 형사가 된 존은 연인과의 이별, 직업
에서 오는 고독감등으로 하루하루를 쓸쓸하게 보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가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무선 통신기를 발견하고 재미삼아 주파수를 맞
춰본다. 그런데 무선기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는 뉴욕에
사는 소방관 프랭크입니다.” 30년을 사이에 두고 교신하는 아버지와 아들.
. 둘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밤새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그러나 하루 후
면 아버지의 기일. 그렇다면 존은 내일 있을 문제의 화재사건을 되돌려야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 36살의 아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프랭크는 죽음을
피하게 되지만 그렇게 되면서 의문의 사고로 아내 줄리아가 죽음을 맞이하
게 된다. 이제 무선기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와 아들은 또다시 운명을 뒤바
꿔야한다.
만약, 시간을 되돌려 과거의 아버지에게 다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할까? 죽은 아버지가 다시 살아 있다면 그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사
랑한다는 말을 할 수도 있을텐데...<프리퀀시>는 시간에 관한 너무나 매력
적인 소재를 축으로, 30년전과 후의 아버지와 아들의 무선 통신을 통한 눈
물 겨운 재회를 통한 눈물겨운 재회를 보여준다. 99년 센세이셔널한 화제를
몰고왔던 <식스센스> 가 보이지 않는 ‘영혼’에 관한 성찰이었다면, 2000
년 <프리퀀시> 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시간’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통
해 혈육의 정, 나아가서는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절절히 보여준다.
올해 헐리웃 영화는 유난히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멜
로, 드라마, SF, 액션..그중 단연 돋보이는 영화가 <프리퀀시>인데, 시공을
넘나드는 장대한 스케일과 특수효과, 스릴러와 드라마가 교차하는 다양성
으로 인해 무려 10주 동안 박스오피스 10위내에 장기간 랭킹, 그위력을 발
휘했다. <프라이멀 피어>를 연출했던 그레고리 호블릿 감독의 탄탄한 연출
력과 토비 에머리히의 완벽한 시나리오, 그리고 데니스 퀘이드, 짐 카비젤
의 뛰어나 연기가 앙상블을 이뤄, 흥행뿐 아니라 평론가들로부터도 2000년
최고 걸작이라는 극찬을 이끌어 냈다. 또한, 프리퀀시에는 적재적소에 매력
적인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다. 시공을 뛰어 넘는 부자간의 교신, 아마추어
무선기를 통한 부자간의 대화, 60년대와 현재의 시대적 변화상, 극적인 스
릴러의 묘미.. 그중 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10분간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반전’은 아무도 예측조차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아마 영화사
상 가장 인상깊고 감동적인 엔딩으로 기록될 것 같다. THE END 자막조차 아
깝지 않은 2시간 동안의 이 기막힌 이야기는 영화에 있어서 반전의 재미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