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2분기에 영업손실 폭을 절반으로 줄였다.
현대상선은 4~6월 세 달간 매출액 1조2419억원, 영업손실 1281억원, 당기순손실 1738억원을 거뒀다고 11일 밝혔다.
1년 전에 견줘 매출액은 1조168억원에서 22.1%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2543억원에서 49.6% 개선됐다. 현대상선은 미 달러화 기준 매출은 26.4% 증가했지만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원화표시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216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현대증권 등 자산 매각 대금 유입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흑자를 거뒀다.
컨테이너선 부문은 매출액 1조844억원, 영업손실 936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32.6% 성장했고 손실 폭은 57.1% 줄었다.
현대상선 측은 물동량과 소석률 등이 전반적으로 대폭 개선됐지만 2분기 미주행 운임지수(SCFI)가 1분기 대비 25% 정도 하락하면서 큰 폭의 손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흑자전환은 이루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물동량은 98만6022TEU로, 1년 전의 67만7540TEU에 견줘 45.5% 증가했다. 항로별로 미주는 34.5% 늘어난 35만6078TEU, 유럽은 5.3% 늘어난 16만7511TEU, 아주는 94.5% 늘어난 40만8298TEU를 기록했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75.1%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 머스크 MSC와 결성한 2M+H 얼라이언스 출범으로 지출된 선박재배치 비용 등도 적자 재정에 영향을 끼쳤다.
3분기 고용선료 선박 반환 효과 나타나
이날 현대상선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3분기엔 성수기 효과로 긍정적인 실적을 견인할 거라고 내다봤다.
김정범 컨테이너사업총괄 상무는 “3분기엔 운임이 성수기 효과로 상승하고 비용 측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CUT 기항 중단과 5월부터 시작된 고용선료 선박 반선 효과가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견실한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하반기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상선은 7월 말 이후 아시아-미주 노선 선적률이 100%를 웃돌고 있는 점을 들어 필요시 추가 선박 배치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유창근 사장은 현대상선이 100만TEU 규모의 글로벌 선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최소 9조원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에둘러 밝혔다.
그는 “작년 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선복 100만TEU를 보유한 글로벌 국적선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했는데 현재 저희 선복 규모는 46만TEU 정도”라며 “100만TEU로 키우기 위해선 대형선 40척이 필요하고 (신조에 들어가는 비용은) 현재 선가로 따져 5조5000억원 정도다. 아울러 그에 걸맞은 컨테이너 용기를 제작하는 데 3조3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산업은행이나 정부에 이 문제를 두고 지원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KSP 적극적 참여…상생·양보 기조
2020년 3월 말 계약이 끝나는 2M+H 얼라이언스에 대해선 계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M과의 계약 연장은 무리가 없을 걸로 내다봤다.
유 사장은 “2M과 3년 후엔 어떻게 할 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는 2M과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사업제휴를) 더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며 “우리 나름의 성장계획을 갖고 설득해서 2M의 성장계획과 조화를 이뤄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M과의 계약으로 현대상선이 선대를 확대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엔 향후 협상을 통해 개선점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현대상선은 미주 서안에서만 자체적으로 선박을 투입하고 있고 미동안과 유럽 지중해항로에선 2M의 선복을 빌려서 해운서비스를 벌이는 실정이다.
이상식 컨테이너기획본부장(상무)은 “구주나 지중해 미동안 같은 경우 2M의 큰 배를 이용해 선복을 사서 쓰면 자체적으로 선박을 운항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떨어진다”고 긍정적인 점을 설명한 뒤 “매년 9월 이듬해 투입선대 협상을 시작하게 되는데, 수요가 늘어날 경우 (현대상선이) 선박을 투입하는것도 같이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적 근해선사와는 협력해 나갈 계획임을 내비쳤다. 유창근 사장은 “지금의 화두는 상생에 있기에 상생하려면 양보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중요시 여기는 건 대권(大圈) 항로에서의 역할이며 아주지역에서 다른 (국적)선사들과 마찰이 있을 경우 우리가 큰 뜻에서 양보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상식 상무는 최근 결성한 한국해운연합(KSP)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거라고 못박으면서 “HMM+K2 컨소시엄은 변화가 없고, HMM+K2를 근간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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