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고공행진을 보여왔던 구주항로가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최근 몇 년간 선복 과잉과 중국발 물동량 약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구주항로는 다시 예년 모습을 되찾았다.
6월 구주항로는 전월보다 더 늘어난 물동량 증가에 활기를 띠고 있다. 선사들에 따르면 6월 한국발 북유럽지역 취항선사들은 100%에 가까운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사들은 6월 중순부터 월말까지 선적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한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6월 중순 현재 7월 첫째주 선적예약까지 이미 100% 채웠다”면서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중국발 운임이나 한국발 운임에 차이가 없었지만 현재 한국발 운임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6월9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현물)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935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TEU당 904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발 평균운임은 TEU당 1000~1200달러 선으로 작년 이맘때 해상운임이 TEU당 600~700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들은 운임 가이드라인을 TEU당 1천달러대 유지로 잡으며 매월 초 운임인상을 진행중이다.
6월말 진행되는 분기계약 운임도 높은 수준에 맺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대비 3분기 운임은 적어도 30% 이상 운임을 더 높게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매주 동일한 선복량의 배를 투입하지 않고 중간 중간 작은 선박을 투입하거나 항차를 줄여 운임하락을 막고 있다.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물동량 증가가 계속 되고 있는 만큼 구주항로의 운임 고공행진 추세는 3분기 내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평균 1만5천TEU급 선박이 기항하고 있지만 1만2천TEU급 선박이 들어오는 주에는 그 만큼의 화물이 넘쳐 선박 소석률은 100%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선사들이 바닥을 쳤던 만큼 선복량을 조절해 안정된 운임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럽-한국향 백홀 (backhaul) 노선의 선복부족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백홀 운임은 3월 최고점을 찍고 이후 소폭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 다시 올랐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로테르담-상하이 노선의 해상운임은 40피트컨테이너(FEU) 기준으로 1452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40% 증가했다. 전월대비로는 21%나 증가했다. 구주항로 취항선사들은 수출수입항로 모두 선박 가득 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미소 짓고 있다. 구주항로의 호황에 2분기에 손실을 봤던 선사들은 3분기에는 실적 개선을 점치고 있다.
한편, 4월 새로운 얼라이언스 출범으로 인한 선박 재배치로 급격히 하락했던 운항 정시율은 6월 접어들며 해소됐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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