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국내해운사 선박평형수설비 설치 지원

정부가 국적선사의 선박평형수처리설비(BWMS) 설치를 지원한다.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보증보험의 보증제도를 활용해 국내 해운기업의 BWMS 설치 금융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선사별 신용등급과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라 해양보증보험이 보증서를 발급하면 부산 해양금융종합센터에 위치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설비 설치자금을 대출해 주는 구조다. 보증을 통해 설치비용의 최대 76%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선박평형수(밸러스트워터)는 선박이 균형을 잡기 위해 화물 적재상태에 따라 탱크에 채우는 물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이 평형수를 넣거나 빼는 과정에서 생태계가 교란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 2004년 전체 외항상선에 대해 평형수 처리 설비 설치를 강제화하는 내용의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채택했다.

올해 9월8일 발효되는 협약은 신조 선박은 즉시, 기존 선박은 해양오염방지검사증서(IOPP) 상 첫 번째 정기 검사일(5년 단위)까지 처리설비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특히 한중일 3국을 운항하는 선박은 모두 협약 발효 전까지 처리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기존 선박은 육지로부터 최소 50마일 이상 떨어져 있고, 수심이 200m 이상인 곳에서 평형수를 교체하는 조건으로 설치가 유예됐으나 한중일 항로에는 이 조건을 만족하는 수역이 없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설치 대상 선박의 숫자는 총 586척, 설치비용은 약 3500억원에 이른다. 당장 올해 처리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국적선사의 선박 숫자는 총 126척, 설치비용은 609억원 정도다.

하지만 장기간의 해운 불황으로 선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대부분의 선사들이 설치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 지원 필요성이 요구됐다.

박광열 해수부 해사안전국장은 “해양보증보험의 보증서 발급으로 선사들이 BWMS 설치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기재부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 2일 오후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선주협회 해양보증보험과 주요 국적선사를 대상으로 BWMS 설치 금융 지원 방안 설명회를 열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