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구주항로는 물동량 증가로 활기를 띄고 있다. 선사들에 따르면 4월 한국발 북유럽지역 취항선사들은 95~100%에 가까운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사들은 계약화주에게 선복제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한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 한국 모두 수출물량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1분기에 선복이 전년동기 대비 3.3% 줄어 3월에 지속된 시황 호조는 4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4월7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현물)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836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TEU당 817달러를 기록했다. 4월 초 선사들은 TEU당 200~300달러 운임인상을 진행했고, 몇 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TEU당 800달러대 운임수준을 보이며 전달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운임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북유럽 운임은 전년동기 TEU당 291달러를 기록, 지중해항로 운임은 전주대비 438달러를 기록해, 현재 수준이 2배~3배 가까이 높다.
한 선사 관계자는 “계약화주들의 운임이 현재 수준보다 낮은 만큼 계약화물에 대해서는 선복제한을 걸고 그 자리에 스팟화물로 채우고 있다”며 “계약화물을 줄인 덕에 스팟운임이 큰 폭으로 인상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낮은 해상운임으로 줄줄이 적자를 봤던 선사들은 선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약화주의 화물을 가득 싣기보다는 그 비중을 줄이고 운임이 높게 책정된 스팟화물로 배를 채워 수익보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경쟁으로 바닥운임까지 내려갔던 구주항로 취항선사들은 올해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선사들은 4월 중순에도 TEU당 200~300달러의 운임인상을 시행해 1000달러대로 운임을 끌어올릴 예정이었지만 시장에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꾸준한 운임인상을 통해 운임하락을 방어할 계획으로 5월 초에도 운임인상의 기회를 보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황금연휴로 물동량 감소가 예상돼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선사들이 운임과 물동량 강세에 미소 짓고 있는 반면, 화주들은 선복예약 잡기에 애를 태우고 있다. 4월부터 대대적인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항로마다 선박들이 새롭게 재배치되면서 정시율 하락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매주 기항하는 선박의 선복이 불규칙해 화주들은 제때 화물을 싣지 못할까 전전긍긍이다.
최근에는 수출항로 뿐 아니라 유럽에서 한국향 백홀 (backhaul) 노선도 선복부족현상을 겪으면서 해상운임이 급등해 그동안 수요약세로 주눅 들었던 구주항로는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로테르담-상하이 노선의 해상운임은 40피트컨테이너(FEU) 기준으로 3월30일 959달러에서 4월13일 1544달러로 급등하면서 수출항로 운임과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수입항로의 소석률은 70% 미만으로, 선복부족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2M얼라이언스는 아시아-북유럽항로 신규 서비스인 AE7(MSC 콘도르)을 1일부터 시작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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