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물류주선업계(포워더)를 강타한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한진해운발 물류 대란이다. 한진해운 사태 후폭풍은 북미 구주 등 원양항로는 물론 중동 중국 등 근해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불어 닥쳤다.
원양항로 해상운임 급등에 한진해운 법정관리라는 악재까지 떠안았던 포워더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대체로 부진했다. 포워더들은 해상운임 등락이 컸다는 점과 한진해운발 후폭풍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영업益 개선 4곳에 그쳐
지난해 대부분 물류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13곳 중 11곳의 포워더들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하락한 실적을 내놓았다.
소량화물(LCL)을 다루는 콘솔사들의 실적은 1년 전과 비교해 더욱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반년 사이에 운임이 10배 이상 뛴 중남미항로와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인 구주항로의 불안정한 운임에 콘솔사들의 근심은 더욱 커졌다. 기업들에게 롤러코스터식 운임 흐름은 악재로 작용했다. 짧은 기간에 운임이 상승하다보니 화주에게 운임을 전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은산해운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전년 대비 5억원 증가했다. 중국 톈진법인 배당금이 수익으로 반영된 것과 2014년 개장한 경인터미널에서 높은 매출이 발생한 게 영업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2015년 1800여억원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보였던 매출은 지난해 1601억원으로 하락했다. 이에 은산 측은 “수출입 물량 감소와 한진해운 여파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인 동서콘솔의 지난해 매출액은 두 자릿수 성장한 538억원을 달성했다. 주 수입원인 운송용역 매출이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 11.1% 감소한 10억원 8억원으로 집계됐다.
맥스피드는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부문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주선매출이 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6억원 3억원으로 축소됐다.
골드웨이와 모락스도 시황 부진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 골드웨이는 전년 288억원 대비 3.1% 감소한 2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해상 매출액은 185억원으로 3억원 줄었지만 항공 수입은 1억원에서 1억4천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파트너수입은 97억원에서 91억원으로 후퇴했다.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4억원으로 감소했다.
모락스의 매출액은 21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1.9%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적자가 소폭 확대됐으며 순이익도 -6천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콘솔사들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 운임 급등 등 지난해 시황이 좋지 않아 매출 상승이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콘솔사 관계자는 “포워더들 중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던 업체는 없었을 것”이라며 “화주에게 손실분을 적용하지 못했던 업체들이라면 손실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를 주력으로 물류주선업을 벌이고 있는 포워더들의 실적 또한 좋지 못했다. 이들이 한진해운에 선적한 컨테이너는 타 포워더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람세스물류의 매출은 1081억원으로 전년 1389억원 대비 22.1% 급감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소폭 감소한 37억원 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팍트라인터내셔널의 매출액은 164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6%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은 90억원에서 41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순이익 역시 30억원 감소했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한진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며 “물량은 늘었지만 운임이 낮아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양익스프레스는 전년 대비 2.8% 개선된 289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해운·항공 수입이 동반상승한 게 매출 개선에 기여했다. 해운 매출액은 169억원에서 175억원, 항공은 84억원에서 86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임대료 수입은 전년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억원 2억원 감소했다.
해우지엘에스는 해운과 항공, 보관 부문에서 실적이 악화되며 매출액 하락에 불을 지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해운과 항공이 각각 47억원 15억원에서 15억원 12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황침체불구 영업흑자 달성
북방물류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제각각이었다. 시황회복의 바로미터인 루블화 가치가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황의 터널이 길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도 기업들은 영업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북방물류기업 유니코로지스틱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57.3% 증가한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증가 배경에 대해 유니코 측은 철도를 통한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터키발 한국행 증가한 점을 꼽았다. 반면 매출은 9.3% 감소한 21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초부터 급등한 해상운임과 한진해운 여파, 물량 감소 등이 실적 퇴보에 영향을 미쳤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56.9% 감소한 31억원을 기록했다.
태웅로직스는 전년과 비교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185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큰 변동 없는 8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순이익은 14.5% 하락한 47억원을 기록했다. 태웅로직스 측은 지난해 영업외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순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서중물류와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액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서중물류의 주 매출인 운송수익은 2015년 943억원에서 2016년 773억원으로 18% 후퇴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14.2% 각각 증가한 3억원 8억원을 기록했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의 매출은 203억원으로 1년 전 211억원과 비교해 3.7%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61.5% 50% 급감한 10억원 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북방물류기업 관계자는 “한진 사태보다 북방지역의 환율이 평가 절하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며 “운송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 수익단가가 낮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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