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적분할을 통해 새롭게 출범한 SK해운이 선대가치 기준 국내 1위 기업에 올랐다. 6일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SK해운은 보유선박 66척의 가치가 28억9300만달러를 기록, 국적선사 중 가장 고가의 선대를 보유한 기업으로 등극했다.
SK해운은 1년 전 조사에선 보유선박 76척 선대가치 30억5500만달러로, 145척 35억1700만달러의 장금상선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1년 새 벌크선 부문 매각 등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통한 선대 개편에 성공하면서 선박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대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며 장금상선을 따돌리고 이 부문 1위 선사로 도약했다.
SK해운의 선대가 상대적으로 적은 척수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치를 기록한 이유로 비교적 높은 선가를 유지하고 있는 탱크선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들 수 있다. SK해운은 전체의 68%인 46척이 탱크선이다. 이 가운데 LNG운반선은 9척, 초대형유조선(VLCC)은 20척이다.
현재 시장에선 17만CBM(㎥)급 중고 LNG선이 1억8400만달러, 30만t(이하 재화중량톤)급 VLCC가 8100만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LNG선 가격은 18만t급 안팎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보다 4~5배 가량 높다.
SK해운은 지난 1일자로 굿컴퍼니와 배드컴퍼니로 물적분할 후 신설법인을 출범시켰다. 신설법인은 장기운송계약과 선박연료유공급(벙커링) 등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3~10위권 순위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변화가 심했다. 팬오션은 보유선박 84척 16억2100만달러로,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꿰차며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대한해운은 31척 12억7600만달러로, 6위에서 4위로 뛰어 올랐다.
눈에 띄는 건 지난해 순위권 밖이었던 에이치라인해운이 41척 9억7100만달러의 선대로 5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지난해 현대상선 벌크전용선 부문을 인수하면서 선박 12척을 새롭게 확보했다. 또 선박운용사인 국제선박투자운용이 보유선대 29척 81000만달러로, 7위에 랭크되며 순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현대LNG해운은 선대가치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순위는 한 계단 상승한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위였던 폴라리스해운은 올해는 8위로 도약했다. 선대가치는 6억1700만달러에서 7억6200만달러로 1억4000만달러 이상 증가했다. 이 선사는 지난해 말 브라질 광산회사인 발레로부터 18만t급 케이프 벌크선 4척을 인수했다.
KSS해운의 선대가치는 크게 감소했다. 이 선사의 보유선대는 24척으로 1년 전에 비해 2척 늘어났지만 가치는 2억달러 이상 하락한 7억4500만달러에 머물렀다. LPG(액화석유가스)선의 중고선가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8만CBM급 중고 초대형가스선(VLGC)의 가격은 1년 전 7100만달러에서 현재 5100만달러로 28% 떨어졌다.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여파로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국내 1위 원양정기선사의 선대는 33척 7억4100만달러로 국내선사 중 10위에 그쳤다. 지난해에 비해 5계단이나 떨어졌다. 벌크전용선 매각 등으로 선대가 줄어든 것이 순위 하락의 이유로 파악된다.
베셀즈밸류는 한국 상선대의 총 가치를 201억9000만달러(약 22조7000억원)로 집계했다. 현존선 1414척, 신조 중인 선박 66척을 평가한 결과다. 탱크선 67억5500만달러, 벌크선 65억4200만달러, 컨테이너선 21억1100만달러, LNG선 34억9400만달러, LPG선 12억5900만달러 등이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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