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침몰은 세계 6위 항만인 부산항과 터미널 운영사의 피해로 이어졌다.
지난해 부산항은 수출입화물 936만3396TEU(20피트 컨테이너), 환적화물 1010만5318TEU를 처리해 총 1947만TEU의 물동량을 기록했다. BPA가 동북아 최고 환적항만을 목표로 화물유치 경쟁에 나선 결과다.
문제는 국내 최대선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부산항의 물동량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한진해운이 부산항에서 처리한 환적화물 총 104만8962TEU의 절반인 52만4000TEU 이상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한진해운이 속해 있던 CKYE(옛 CKYHE) 물량도 변수다. 지난해 한진해운을 제외한 CKYE가 부산항에서 처리한 환적화물량은 42만6058TEU에 달한다.
BPA는 CKYE와 다른 얼라이언스들의 환적물량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211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다행히 동맹선사인 코스코와 에버그린이 선박을 추가 투입하면서 한진해운의 공백을 흡수했다. 2M은 한진해운의 주력 서비스였던 북미 서비스를 강화해 9월부터 부산항에서 직항서비스를 시작해 부산항 물동량 증발을 막았다.
BPA가 당근책으로 겨우 한숨을 돌렸지만, 한진해운에서 이탈한 수출물량과 CKYE의 환적물량을 놓고 부산 신항 터미널 운영사인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부산신항만(PNC)·비엔씨티(BNCT)·한진해운신항만(HJNC)·PSA현대부산신항만(HPNT) 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당장 HPNT와 PNC는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HPNT는 현대상선이 소속된 G6 얼라이언스가 내년 3월까지 기항하고 그 이후에는 2M이 주요 고객사로 된다. 하지만 2M이 HPNT로 뱃머리를 돌릴 지는 미지수다. 2M은 PNC 전체 처리 실적의 60%를 점유하는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한편 한진해운의 주 터미널인 HJNC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HJNC는 한진해운 물량이 60% CKYE물량이 20% 내외를 형성했었다. 당장 한진해운이 파산했기 때문에 물량 공백은 불가피하다.
부산 신항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터미널 업계는 내년 4월에 결성되는 2M+H·THE·오션 얼라이언스를 얼마나 많이 선점하느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 신항의 행보는 이제 BPA와 터미널 운영사들의 노력에 달렸다. 컨테이너 물량이 다른 경쟁항만으로 대폭 이탈하고 부산 신항이 계획대로 확장되면 터미널 운영사들은 수요 부족으로 채산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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