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라인이 독일선사 함부르크수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28일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이 함부르크수드 인수 협상의 막바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P&O네들로이드 인수 이후 기업 인수를 지속해 온 머스크라인은 함부르크수드의 소유주인 외트커가(家)와 함부르크수드 인수협상을 진행중이다.
외트커는 해운산업 지속 여부를 두고 지난 주말 회의를 열고 검토에 들어갔다. 이번 회의는 함부르크수드 매각 과정이 상당히 진척된 단계에서 진행돼 곧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라인, CMA CGM, 코스코쉬핑 세 선사가 인수자로 거론됐지만 머스크라인의 인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하파그로이드는 인수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파그로이드는 2013년 함부르크수드와의 통합이 결렬된 이후 칠레 CSAV를 인수하고 범아랍선사 UASC와 합병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하파그로이드가 칠레 선사를 인수한 시점에 함부르크수드가 칠레 CCNI 선사를 인수하면서 중남미항로에서 경쟁이 발생하게 됐다.
리처드 외트커가 수장으로 있는 외트커 그룹은 과거 하파그로이드와의 2차례에 걸친 협상 결렬을 피하기 위해 하파그로이드를 제외한 선사를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남북항로 전문선사인 함부르크수드는 60만TEU의 선대를 운영, 선복량 기준 세계 7위에 올라 있다. 머스크라인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선복량은 380만TEU로 늘어나게 된다.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싱가포르선사 NOL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으나 프랑스 CMA CGM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머스크라인의 최고경영자(CEO)인 쇠렌 스코는 정기선업계 통합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라인은 그동안 인수합병의 판도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다.
함부르크수드가 머스크라인에 인수되면 브랜드가 얼마나 유지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라인은 P&O네들로이드의 브랜드는 흡수했지만 1999년 인수한 사프마린은 지금까지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정기선업계 한 컨설턴트는 함부르크수드 인수에 뛰어든 머스크에 대해 “매우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로이즈리스트는 머스크라인의 함부르크수드 인수 가능성은 그동안 현대상선의 2M얼라이언스 합류에 미온적인 행보를 보여온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도 언급했다.
머스크라인이 함부르크수드 인수에 성공하면 컨테이너선, 항만, 물류 일괄운송으로 통합된 머스크라인 그룹의 계획을 더욱 강화시킬 전망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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