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부산신항 2부두 터미널 운영사인 부산신항만주식회사(PNC터미널)의 지분 매각에 나선다.
삼성물산은 최근 해양수산부에 PNC의 지분 매각 계획을 통보했다. 삼성물산은 PNC 지분의 23.9%를 보유해, 두바이계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인 DP월드(29.6%)에 이어 2대 주주다. 삼성물산의 PNC 지분 매각은 비주력사업 정리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청산 가치는 2천억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지분이 누구 손에 들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운영사의 경영 방향과 신항 전체 경쟁 구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항 5개 부두 중 최대 규모인 PNC터미널은 5만t급 선석 6개를 갖추고 있으며, 2M 전략적제휴결합(얼라이언스)이 주요 고객이다. 지난해 PNC터미널은 279만2000여개의 20피트 컨테이너를 처리해 부산항 전체 처리량의 22%를 차지했다.
현재까지는 기존 대주주인 DP월드가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P월드가 인수에 성공할 시 지분율 50%를 넘어 최대주주로 오른다.
부산항만공사(BPA)도 삼성물산 지분 인수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DP월드나 PSA 같은 세계적인 터미널 운영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항의 터미널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경험을 쌓고, 신항 전체 운영 효율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지분 참여가 필요하다는 게 BPA의 주장이다.
하지만 BPA의 지분 인수는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부터 설득해야 한다. 지난 5월 현대상선이 신항 4부두 운영사인 현대부산신항만터미널(HPNT)의 지분 40%를 매각할 때 BPA가 인수를 추진했으나 기재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대상선의 지분은 싱가포르 GTO인 PSA가 인수했다. BPA는 국내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기재부가 BPA에 비협조적일 경우 DP월드와 같은 GTO에 삼성물산의 지분이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는 "이미 부산신항은 외국계 자본에 운영권이 넘어간 상태인데 그들의 지배력이 더 높아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한진해운 사태로 위기에 처한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임대업자 수준에 머무는 BPA가 운영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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