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성수기에 돌입한 중남미항로는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이 90%를 넘어서며 만적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운임은 보합세를 이뤘다. 일부 선사는 저유가 기조를 배경으로 1만TEU급 선박을 전격 투입해 주목을 받았다.
통상 15일 단위로 시도하는 선사들의 운임인상(GRI)은 동안 서안 간 희비가 엇갈렸다. 동안에선 선복 부족으로 6월부터 GRI가 성공하고 있다. 선사들은 “동안은 2개의 직항 서비스와 한 개의 환적 서비스만 운영돼 선복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지난 15일에도 TEU당 750달러의 GRI를 추가로 실시했다. 반면 3개의 직항 서비스가 운영 중인 서안은 선사 간 경쟁 격화로 GRI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8월1일과 15일 500달러의 GRI를 시행했으나, 지속되지 못하고 운임은 전달 수준으로 돌아갔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지난달에 이어 더블운임 구조가 퇴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달 동안 운임은 TEU, FEU 모두 2900~3000달러를 넘나들며 지난달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만TEU급 선박 투입으로 선복이 늘어나면서, 선사들이 40피트를 선호하게 된 게 이유다. 지난달 운임은 TEU당 약 2600~2900달러, FEU당 약 3100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서안 운임도 마찬가지다. 이번 달 운임은 TEU당 2100~2350달러, FEU당 2200~2400달러를 보이며, 전월 대비 약 200달러가 하락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물동량 변동이 적은 남미 시장에서 선사들이 30~40%까지 대대적으로 선복을 줄이면서, 20피트보다 40피트컨테이너를 선호하고 있다”며 “그로 인해, 과거 TEU와 FEU급 사이의 더블운임 구조가 무의미해졌다”고 전했다.
선사들의 엇갈린 행보는 이 항로 시황을 예단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2M과 MOL은 동안에서 직항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며 선복 조절에 나섰다. 반면, MSC는 취항 선박을 7500TEU에서 1만TEU로 대형화하는 공급증대 전략을 폈다. 이 같은 공급 추이에 미뤄 향후 전망을 장밋빛으로만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한편 남미시장의 소석률은 동안이 약 95%, 서안이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동안은 만선에 가깝지만, 브라질 경기침체 여파로 수요가 급감해 선사들이 추가 기항 서비스를 꺼리고 있다. 2M과 MOL이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선복이 줄었기 때문이지, 물동량 증가로 인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수급사정을 조여 고운임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선사들의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 재편이 이뤄지면 어느 정도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동향과 관련해 선사들은 “추석이 있는 9월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공장 생산이 중단돼 8월말부터 물량 밀어내기가 있을 수 있지만,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 물량이 많은 중국이 10월 첫째 주부터 국경절을 맞이해 9월 말에는 밀어내기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덧붙여 “국경절 효과로 반짝 효과를 누릴 수도 있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과 국경절 시기에 물동량 추이에 따라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으로 운임 하락을 막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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