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가 당초 일정대로 열리게 됐다.
현대상선은 오는 5월31일, 6월1일 이틀간 개최 예정인 사채권자 집회 성립 요건을 한국예탁결제원 출고 기준으로 모두 충족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채권자 집회는 올해와 내년 만기 도래하는 5개 공모사채가 대상이다. 31일에 177-2회차 179-2회차 180회차, 6월1일에 176-2회차 186회차 사채권자집회가 각각 열린다.
사채권자 집회는 총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열리며, 가결 요건은 참석금액의 3분의 2 이상, 총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많아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던 18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역시 예탁결제원 출고 기준으로 집회 성립 요건을 충족했다.
현대상선 직원들은 이번 사채권자 집회를 준비하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 확정된 채무조정안을 사채권자들에게 제시한다.
사채권자들이 보유한 공모사채는 ▲50% 이상 출자전환 ▲잔여 채무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채권단이 보유한 협약채권보다 유리하다. 협약채권 채무조정안은 무담보채권 60% 출자전환(신속인수 50%), 금리조정(담보 2%, 무담보 1%), 5년 거치 5년 분할상환 등이다.
특히 공모사채 출자전환 주식은 신주 상장 직후 매도가 가능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사채권자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단도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17일 채권단협의회 안건으로 올린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안을 이날 조건부로 의결했다.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집회, 선박금융채권자 채무조정이 성공적으로 타결되고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 가입이 성사되면 곧바로 지원한다는 조건이다.
이번 채권단의 의결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집회 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용선주와 사채권자 등의 채무조정이 신속하게 뒷받침돼야만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가 성공 가능하기에 회사 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부산신항만터미널 매각대금에 이어 현대증권 매각 대금도 조기에 지급받을 수 있게 돼 올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당초 9월 말 지급될 예정이었던 현대증권 주식매각 대금이 이달 안으로 모두 유입되면서 거래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부산신항만터미널 매각도 모두 매듭지었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말 1조2427억원에 KB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4월12일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등 매각대금은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으로만 활용할 계획”이라며 “자구안 완료 후 사업정상화와 재무구조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선료 협상에 대해선 “현재 진행 중으로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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