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선박평형수처리설비의 세계시장 선점을 공고히 하기 위해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시험장비를 부선(바지선)에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화물적재 상태에 따라 균형을 잡기 위해 평형수탱크에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물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평형수에 포함된 외래 해양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2004년에 「선박평형수관리협약」을 채택한 바 있다.
미국은 평형수에 들어온 생물이 살아있는 채로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하는 생물사멸 능력을 해수, 기수, 담수에서 평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IMO도 평형수처리시스템의 승인을 위한 지침서(G8)를 개정해 해수 기수 담수에서 생물사멸 능력을 평가토록 확정했다.
그러나 육상에 고정된 시험설비로는 시험수 공급이 어려워 신속하고 효율적인 시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동형 시험설비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바다와 강이 인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모든 시험수 조건의 충족이 가능하다.
해수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이동이 가능한 부선에 시간당 약 300t을 처리할 수 있는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시험장비 일체를 설치할 예정이다. 총 24억원의 사업비는 해수부에서 50%, 부산시에서 30%, 사업이행기관인 (재)부산테크노파크에서 20%를 각각 분담한다.
사업이 완료되면 시험기간 단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경우 국제기준에 따라 형식승인 받은 선박평형수처리설비에 대해 미국 국내법에 따른 별도의 형식승인을 요구하고 있으나 각국의 육상시험 설비 부족으로 시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 시험설비 인프라를 확충해 우리 제품의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신속한 형식승인을 지원해 경쟁이 치열해지는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겠다”며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선박평형수처리설비 미국 형식승인 시험을 대행하여 연간 약 100억원 가량의 시험수수료 수입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 2013년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육상 시험설비를 준공해 국내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세계시장 점유율(40%) 1위와 최다 기술보유국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현재 IMO에서 최종 승인된 선박평형수처리설비는 총 40개로 이 중 우리나라 제품은 15개(37.5%)를 차지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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