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3 18:35

특별기고/ 컨테이너 선사들의 대형화 전략이 생존과 경쟁력의 원천인가

하영석 계명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전 해운물류학회장)
▲하영석 계명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전 해운물류학회장)

1. 들어가며

최근 중국 국영 컨테이너 선사인 코스코(COSCO)와 차이나쉬핑(CSCL)의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고, 해운불황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 APL에 대한 인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몸집키우기 인수합병(M&A)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누적된 영업적자로 재무적 위기에 봉착한 우리나라 컨테이너 선사에 대한 위기 타개책으로 양대 선사의 합병설과 현대글로비스의 현대상선 인수설이 기사화 되어 업계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8위와 세계 15위의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불황 타개를 위해 구조조정의 추진과 보유 자산을 처분하는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진해운은 벌크선대를, 현대상선은 LNG 부문을 매각하는 자구조치를 취하였다. 이와 더불어 그룹차원의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해운불황으로 영업수지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불황에도 세계 1위의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Maersk)사는 2012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었고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머스크는 불황속에서도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과 우리나라 양대 컨테이너 선사의 합병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구조조정 방향인지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컨테이너 선사의 경쟁환경과 글로벌 선사들의 생존전략이 무엇이며, 우리 선사들의 생존방안이 무엇인지 찾고자 한다.
 
▲<그림 1> 유럽항로의 상해운임지수 및 운임률의 변화 (자료 : KMI 2016 세계 해운시장 전망, p. 73에서 발췌)


2. 불황의 긴 터널 속에 있는 컨테이너 운송시장

끝모르고 추락하는 운임률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세계 경제의 침체와 컨테이너선의 공급과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쟁적 발주 및 시장진입 등이 현실화되면서 컨테이너 운임율의 변동폭이 확대되었고 운임율의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컨테이너 선박의 평균 적재능력이 40% 이상 증가하였고, 간선항로에 초대형선박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알파라이너(Alphaliner)는 2015년 말 전체 컨테이너 운송능력의 11.3%가 1만3300~2만1000TEU 선박으로 공급될 것으로 추정하였고, 이 가운데 1만8000~2만1000TEU 선박이 3.3%의 운송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더욱이 지금까지 시장에 투입된 32척의 1만8000TEU급 이상 선박들 외에 2019년까지 73척의 초대형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투입될 것임에 따라 컨테이너 선박의 공급과잉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유럽항로에는 지속적으로 초대형 선박이 투입되어 2015년 3분기에 운항선박들의 평균 적재능력이 1만3596TEU로 증가하였고, 그 결과 2015년 6월과 10월에 각각 TEU당 운임율이 200달러로 하락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발생하였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중국의 컨테이너물동량이 전년대비 4.1%대 감소한 것과 비용경쟁력이 있는 초대형 선박들의 투입, 선박연료 가격의 하락 등이 전반적으로 운임경쟁을 확산시킨 결과로 추정된다. 더욱이 2010년부터 2014년 까지 아시아 기점 유럽항로의 평균 소석률은 71.9%, 유럽 기점 아시아항로의 평균소석률은 36.5% 수준이었으나, 2015년도 아시아 기점 유럽항로 추정 소석률은 69.5%, 유럽 기점 아시아항로의 추정소석률은 33.7%로 과거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그림 2> 북미항로에서의 운임율 변화추이 (자료 : KMI 2016 세계 해운시장 전망, p. 78)


북미항로의 경우에도 유럽항로와 마찬가지로 운임률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드류리(Drewry)에 따르면 2014년 2분기에 북미항로에 투입된  선박의 평균 규모는 6289TEU였으나, 초대형선이 투입된 2015년도의 평균 선박크기는 7472TEU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약간의 물동량의 증가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선박 규모의 증가율(2014년 대비 약 18.8%)을 추월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아시아 기점 북미항로의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소석률은 71.9%였으나 2015년도 추정소석률은 69.5%를 과거 평균을 밑돌고 있다. 또한 북미 기점 아시아항로의 2015년도 추정소석률은 33.7%로 2010년부터 5년간 평균소석률인 36.6%를 밑돌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운임율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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