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더블넘버제 도입을 시도하고 나섰다.
더블넘버 섀시는 한 대의 트레일러에 양국 차량 번호판을 함께 부착해 자유롭게 양국의 도로를 운행할 수 있는 제도다. 화물 운송시 환적 할 필요가 없어 시간 및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양국은 10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전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통운이 주축이 되며, 일본 하카타와 중국 상하이를 운행하는 정기 페리 ‘상하이 익스프레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시범운영 단계에서는 상하이 근교에서 생산되는 타이어 관련 제품을 운반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발주에서 납품까지 리드타임이 기존 40일에서 8일 정도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더블넘버 물류 제도를 시행해 물류비 및 운행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천일정기화물자동차가, 일본에서는 일본통운이 각각 지정돼 총 4대의 더블넘버 섀시를 부여받았다. 이들 물류기업은 한국의 부품공장에서 일본의 닛산공장으로 직수송을 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부산, 동남권을 돌면서 밀크런 방식으로 부품을 싣고, 부산항-시모노세키항에서 상하역 작업 없이 그대로 로로선(고속선)을 이용할 수 있다. 납기는 기존 40일에서 6일로 대폭 감소했고, 비용도 약 40% 절감됐다. 닛산규슈서는 물류비용 감축과 안정적인 조달체계를 구축했고, 국내 부품기업은 해외 기업에 조달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 효과를 낳았다.
한중일 '트리플넘버제’ 가능성은
더블넘버제는 지난 2006년 한중일 3국 물류부처 장관급 회의에서 검토가 시작됐다. 2012년 제4차 회의를 통해 한일간 프로젝트가 우선적으로 추진됐다. 올해부터 중일간 더블넘버 차량이 운행을 시작함에 따라 동아시아 3국간 상호간에 활발한 부품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요타, 닛산, 다이하츠의 완성차 공장이 밀집해 있는 북규슈는 한중과의 지리적 이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더블넘버제의 이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요충지다. 일본 내부에서는 중일간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더블넘버제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트리플넘버제까지 제안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삼국 공통의 트리플넘버제가 도입될 경우, 동아시아 3국의 번호판을 단 물류 트레일러가 3국의 국도를 자유롭게 다니며 국경을 뛰어넘는 부품조달 체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3국의 경제교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동시에 3국 소재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코트라 조병구 후쿠오카무역관은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실질적 이익을 중일에 내줄 수도 있으므로 향후 동아시아 3국으로 확대됐을 때 우리 정부는 어떠한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우리 기업은 어ᄄᅠᆫ 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면밀한 연구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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