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기선사 에버그린이 초대형 컨테이너선(ULCS)에 이어 피더 컨테이너선 20척 투자에 나선다.
26일 신조선업계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대만국제조선(CSBC)에 28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했다.
지난 10일 에버그린 장정융(張正鏞) 회장과 CSBC 라이산귀(賴杉桂)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선박 신조 계약식에서 에버그린은 아시아 주요항구에 설치된 기존 갠트리크레인으로 작업이 가능한 컨테이너 13열 적재방식의 선박을 주문했다.
아울러 수심이 비교적 얕은 동남아시아 일부 항구에서도 항해할 수 있도록 광폭의 저수심 구조로 설계됐다. 선박은 길이 211m, 폭 32.8m, 설계수심 10m다.
이 선박은 친환경 디자인으로 설계돼 연료 소모를 약 10%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조선들은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인도돼 에버그린의 아시아역내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에버그린은 이와는 별도로 이마바리와도 신조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이나 10월께 동급 선박 10척을 추가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가는 척당 3600만달러에서 3900만달러 사이로 파악된다. 20척으로 계산할 경우 최소 7억2000만달러짜리 투자다.
당초 대만 1위 선사는 동급 선박 10척을 짓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두 조선소에 5척씩을 발주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조 규모는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아시아역내시장에 대한 에버그린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에버그린 셰즈졘(謝志堅) 부회장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호주 뉴질랜드 등은 무역장벽 철폐를 통해 물동량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이라며 "이번 신조 결정은 양자간 자유무역 확대에 대응해 성장 가능성 제고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그린은 지난 5월 중국-인도네시아수라바야항로(CSX)를 개설하는 등 아시아역내항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일본 선주사인 쇼에이기센과 용선 계약을 통해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1척을 도입키로 하는 등 ULCS 확보도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마바리조선소에서 지어지는 초대형 선박은 2018~2019년 사이 완공될 예정이다.
또 1만38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용선했으며, 별도로 2016~2017년 인도되는 1만4000TEU급 선박 10척도 용선해 자사 선대에 편입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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