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안전기술공단 직원들이 검사조직 수장인 정달성 선박검사본부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노동조합(위원장 송명섭)은 지난 7일 채택된 임시대의원대회 결의에 따라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지난달 14일 실시된 여론조사는 <세월>호 사고 이후 진행된 일련의 사정기관 수사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중도퇴사자 발생 등 매우 침체된 공단 조합원들의 정서를 반영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노조측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는 수많은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며 “그 동안 공단 노조에서 이처럼 현직 임원의 재신임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고 그 결과를 대외적으로 밝힌 사례는 없었으며, 이번 조사는 노조뿐만 아니라 조직의 발전을 위해 의미 깊은 시사점을 남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는 선박안전기술공단의 현직 상임이사인 선박검사본부장(옛 안전본부장)의 직무수행평가와 재신임 여부를 묻는 성격의 문항이 포함되는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육아휴직 등 설문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조합원들을 제외한 총 192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으며 이중 157명이 응답해 82%의 응답률을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선박검사본부장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못했다는 평가가 72%였고 잘했다는 평가는 4%에 그쳤다. 또 선박검사본부장의 1년 연임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무려 83%였으며 찬성은 2%에 머물렀다.
응답자의 87%는 선박검사본부장이 사정기관의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의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처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으며,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90%를 넘는 응답자는 사측(공단)이 수사기관 수사 또는 언론보도에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합원들은 선박안전기술공단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임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대부분 ‘해수부, 국민안전처 등 유관기관과의 대외협력 및 조율능력’과 ‘내부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포용력’을 손꼽았다.
노조 측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청와대와 해양수산부측에 전달할 예정이어서 오는 10월6일 임기가 만료되는 현 정달성 선박검사본부장의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는 공단 내부뿐만 아니라 청와대와 해수부에 현재 공단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향후 공단에 필요하고 적합한 임원 인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조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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