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적선사들이 동남아항로를 비롯한 아시아 역내 노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일본 케이라인, 독일 하파그로이드, MCC트랜스포트는 신규 항로 개설과 공동운항 방식으로 동남아항로에 진출했다. 특히 선복량 기준 컨테이너선사 1위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계열사인 MCC를 내세워 동남아를 비롯한 근해항로에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홍콩선사 OOCL 역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항로를 개설했다. 지난 4월5일부터 16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투입해 운항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국과 대만을 잇는 컨테이너항로를 주 3항차로 확대해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이 밖에도 기존 원양항로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외국적선사들이 동남아시아 노선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동남아항로 진출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주들의 국적선사 선호, ‘극복 과제’
선복량 기준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기선사들의 네트워크 확보는 향후 정기선사의 성장과 연결된다. 정기선사들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아시아 역내 노선까지 지배력을 강화하려 한다.
외국적선사들의 등장으로 동남아노선의 공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공급량은 280만TEU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나 올해는 297만TEU로 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증가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급 증가의 원인으론 원양항로에서의 케스캐이딩(전환배치)과 외국적선사들의 시장진출로 4000~5000TEU급 선박 투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운임도 하락하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동남아 노선의 운임은 2013년 20피트컨테이너(TEU)당 232달러, 2014년 233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TEU당 217달러로 차츰차츰 하락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물동량 증가치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 IADA(Intra-Asia Discussion Agreement)에 따르면 동아시아지역의 물동량은 2011년 1310만TEU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그러나 2013년 1410만TEU로 4.4% 증가, 2014년 1460만TEU로 3.5% 증가해 갈수록 증가폭이 완만해 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외국적선사들이 동남아 노선에 진출하는 것은 아시아-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되면서 기존에 이 노선을 기항하던 선박들을 전환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기존 원양항로를 기항하던 선박들이 더 큰 선박으로 교체되면서 선사 입장에선 기존 선박들을 투입해야 할 노선이 더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2만TEU급 선박이 투입되면 정기선사들의 노선 확장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적 선사들의 강력한 자본력과 우수한 서비스는 기존 아시아 역내 취항선사들이 긴장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동남아항로를 비롯한 근해항로에서 외국적선사들이 넘어야 할 벽은 있다. 아직까지 국내 화주들이 국적 선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외국적선사 관계자들은 “원양항로에서도 국적선사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얼라이언스를 통한 공동운항과 외국적선사들의 국내 점유율 향상으로 많이 극복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근해항로에선 경험이 풍부한 국적선사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아직까지 강하다.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화주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게 숙제”라고 밝혔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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