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정부가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선거에서 우리나라를 공식 지지했다.
루벤 아로세메나(Ruben Arosemena) 주한 파나마대사는 24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정부를 대신해 임기택 IMO 사무총장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아로세메나 대사는 "IMO는 국가간 해상교통 및 무역협력을 촉진하고 해양오염 예방, 테러 및 해적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해상안전협약을 체결하는 유엔의 한 기관이기에, 사무총장 선거는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의 마무리단계를 남겨 두고 있는 파나마에게 중대한 사안"이라며 "파나마정부는 IMO 사무총장에 출마한 모든 후보의 이력을 검토한 결과 임기택 후보자가 가장 우수한 전문성과 해양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지지 배경을 밝혔다.
아로세메나 대사는 "임 후보자는 파나마를 방문해 효과적인 운영전략과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IMO가 국제기구로서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임 후보자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아로세메나 대사는 파나마 해사청장과 부통령을 지낸 정치인으로, 해양법 전문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해양수산부 김영석 차관, 외교부 유대종 국제기구 국장, 한국선급 박범식 회장,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전무 등이 참석해 파마나 정부의 공식 지지선언을 환영했다.
김영석 차관은 한국 정부를 대표해 "파나마가 임기택 후보를 적임자라고 판단한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파나마운하를 통해 국제사회와 국제 해운물류 부문, IMO에서 큰 기여를 해오신 파나마의 지지로 양국간의 관계와 해상에서의 협력이 진전됐다고 생각한다"고 치하했다.
김 차관은 이어 "IMO 사무총장 선출은 지역, 국가를 뛰어넘어 유엔의 특별 전문기구로서 많은 이해관계의 갈등 조절 기능은 물론 국제 해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선박평형수 문제, 이내비게이션 문제, 북극해항로 문제, 위그선 문제 등 다양하게 떠오르는 이슈들을 미래 지향적으로 해결해 나갈 지도자를 뽑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한국 지지를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파나마와 14시간의 시차를 고려해 저녁 9시에 열렸다. 같은 시각 지구 반대편 파나마와 선거가 치러질 런던에서도 파나마의 한국 지지 선언이 공식 발표됐다.
호르헤 바라캇(Jorge Barakat) 파나마해운항만청장은 조병립 주파나마 한국대사를 방문해 임기택 후보 지지 입장을 전했으며, 다니엘 파브레(Daniel Fábrega) 주영국 파나마대사도 현지 언론을 통해 한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파나마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 상선의 20%인 9000여척의 선박이 등록돼 있는 세계적인 해운국이다.
국가적으로 후보 지지선언을 공식화 한 건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를 계기로 임 후보에 대한 지지 여론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IMO 사무총장 선거엔 부산항만공사 임기택 사장 등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임 후보의 강력한 경쟁상대로는 덴마크 안드레아스 노르셋 해사안전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오는 30일 오전 9시30분에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리는 선거에서 40개 이사국은 비밀투표를 통해 사무총장을 선출하게 된다.
임기택 후보는 현재 IMO 이사국들을 돌며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탈리아 등 해외 순방을, 김영석 차관은 주한 외국대사관 방문을 통해 임 후보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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