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6 09:05

칼럼/ ​일본 ‘역사 왜곡’의 불편한 진실

수필가 白岩 / 이경순
日王 단죄 안한 도쿄戰犯재판, “천황에 전쟁책임이 없다면 국민도 책임질 필요 없다”는 인식 심어줘

일본이 역사왜곡을 하는 이유는 일본의 ‘국익’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만약 지금 상황에서 과거에 피해를 준 국가들에게 경제적인 보상이나, 물질적인보상을 하려면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은 군대를 보유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과거 만행에 대해 사과하게 되면 그것마저도 물거품이 되어버릴까 봐 우려하기 때문이며 아베정권이 역사왜곡을 가속화하는 이유는 일본전범들의 자손들의 우경화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는 독일과 일본이 정말 비교가 된다. 독일이 과거 나치 만행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사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일 주변국들이 유럽열강들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 그리고 소련까지 독일한테 피해를 받았던 국가들이다.

독일한테 피해를 받은 국가들은 어느 정도 외교력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치전범을 재판할 때도 전범들 거의다가 사형 당했다. 하지만 일본은 독일처럼 환경이 그렇게 조성 되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조선일보 2015.01.15 미국 내 일본사(史) 연구의 권위자인 허버트 빅스(76)뉴욕주립대학 명예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나서 그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일본 역사 왜곡은 뿌리가 깊어요. 히로히토(裕仁·1901~1989)일왕의 전쟁 범죄를 단죄하지 않은 도쿄전범재판이 그 시작입니다.” 미국이 주도한 도쿄전범재판에선 군부강경파 수장이던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한 A급 전범 7명을 교수형에 처하고 16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히로히토 일왕에 대해선 “전쟁에 직접 개입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빅스 교수는 “히로히토 일왕은 군부 강경파 손에 놀아난 꼭두각시가 아니라 중일전쟁과 진주만 침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배후 조종자였다”면서 “도쿄전범재판 이후 일본인들은 “천황에게 전쟁 책임이 없다면 일본 국민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일본이 작년에 히로히토 실록을 편찬했다.  “실록이 편찬됐을 때 한 일본 언론사로부터 코멘트를 부탁받았지만 두 가지 이유로 거절했다. 실록이 히로히토 일왕의 잘못에 대한 기록은 모두 삭제하고 미화(美化)에만 급급했고 또 해당 언론사가 ‘비판적인 코멘트는 실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실록은 히로히토가 비정치적이고 형식적인 입헌군주에 불과했다는 잘못된 전제에 근거해있다.”

“히로히토는 적극적인 행동파 군주였다. 그는 1937년 중일전쟁을 이끌었고 전쟁 열병에 사로잡혀 도조 히데키를 1941년 총리로 임명하면서 전쟁내각에 직접 참여했다. 진주만과 동남아시아로 전선을 확대한 결정도 사실상 히로히토가 내렸다. 그는 패전이 임박했을 때도 항복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히로히토가 더 빨리 항복했다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는 피할 수 있었다.”

도쿄전범재판에서 미국이 히로히토 일왕을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연합군 사령관이던 맥아더 장군이 히로히토를 적극 보호했기 때문이다. 맥아더는 전후 일본을 미국 통제 하에 두면서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상징적인 국가 지도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면죄부를 줬고, 이때부터 일본의 역사 왜곡이 시작됐다.   ―일본은 나치 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는 독일과 대조적이다.  “과거사를 자발적으로 반성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은 베트남전의 양민 대량 학살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다. 독일은 특수한 사례다. 국경을 맞댄 프랑스 등 주변국이나 나치 범죄를 적극 비판한 동독과의 관계 때문에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독일 정치인들은 나치에 대한 비판이 유럽에서 독일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적 방법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다. 하지만 일본은 전후 미국의 비호를 받았기 때문에 주변국 관계에 신경 쓸 필요가 별로 없었다.”―아베 총리와 일본 우파는 위안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여성들을 성노예로 만든 위안부 이슈가 일본 극우 정치인들에겐 치명적 약점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재무장에 나서면 한국·중국 등 주변국이 가장 먼저 떠올릴 피해가 위안부 문제다.“   일본한테 큰 피해를 받았던 우리나라나 중국은 일본의 지배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었고 독일은 당시 전쟁을 일으킬 때 유럽 대륙을 절반 점령했지만 직접적인지배까지는 받지 않았다. 잠깐 점령하고 불리해지자 항복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오랫동안 지배를 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나 중국은 자주적으로 외교권을 행사할 수가 없었고 미국은 당시에도 세계초강대국이었고 외교권을 강하게 행사할 수 있었다. 사실상 일본의 전범재판은 미국으로 인해서만 행해졌던 것이고 독일전범재판들은 독일 주변국들에 의해서 많이 행해졌다. 

미국은 일본한테 진주만 공습으로 인해서 당했으니, 진주만 공습을 주도했던 당사자들만 처리하면 그만이니까 당연히 일본전범들이 많이 사법적으로 벌도 크게 안 받고 사형 받은 사람도 별로 없다. 그래서 당연히 지금 일본전범들의 자손들이 극우정치인을 하고 일본을 다스리고 있는 것이다. 여론을 보면 일본인 60%이상이 일본이 과거에 잘못했다고 인정 안 하는 상황이다. 

독일 같은 경우는 독일 주변국들에 의해서 행해졌으니, 당연히 독일전범들이 많이 사형당하고, 사법적으로 크게 벌을 받을 수 있어서, 독일이 과거에 대해 사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었던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일 역사왜곡 문제의 접근은 “천황에 전쟁책임이 없다면 국민도 책임질 필요 없다”는 일본인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과거史를 스스로 반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일본이 반성하게 하려면 국제적 협력으로 압박해야만 유효하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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