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해운의 선단 현대화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2013년 이후 4년간 총 15척의 신조선을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고려해운은 지난달 15일 1103TEU급 컨테이너선 <서니칼라>(Sunny Calla.
사진)호를 일본 시모노세키 소재 교쿠요조선으로부터 인도받았다.
고려해운은 대만 대리점사인 TVL쉬핑이 교쿠요조선에 발주한 동형 컨테이너선 2척을 10년간 장기용선해 최근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베트남 하이퐁 항로에 투입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고려해운은 <서니칼라>호를 포함해 2013년부터 2년 사이 총 10척의 신조 컨테이너선을 도입했다. 이 선사는 내년까지 5척을 더 인도받을 예정이다. 2013~2016년 4년간 총 15척 2만8300TEU의 신조선을 선단에 편입하게 된다. 14t 적재 컨테이너 기준으로 계산한 선복량은 1만8850TEU이다.
고려해운은 선박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투자가치가 높은 선박은 직접 투자해 자산화하고 소형 선박에 대해선 타인 자본을 이용해 배를 지은 뒤 장기용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고려해운이 사선으로 도입한 신조선은 2800TEU급 2척과 5400TEU급 2척 등 4척에 불과하다. 나머지 11척은 모두 장기용선 방식의 도입이다.
하지만 덩치가 큰 선박에 직접 투자한 까닭에 선복으로 따지면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선 4척의 전체 수송능력은 1만6532TEU에 이른다. 도입하는 신조 선박량의 57%에 이른다.
고려해운은 사선은 ‘케이엠티씨’(KMTC) 시리즈로, 장기용선한 선박은 ‘서니’(Sunny) 시리즈로 이름을 붙여 구분 짓고 있다.
지난 2013년엔 4척의 신조선이 도입됐다. 사선 2척과 장기용선 2척이다.
고려해운이 현대미포조선에 직접 발주해 건조한 2800TEU급 컨테이너선 <케이엠티씨닝보> <케이엠티씨선전> 2척은 같은 해 3월과 6월 인도돼 말레이시아항로에 투입됐다.
이어 미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발주하고 대선조선에서 건조한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이 5월과 11월 각각 한일항로에 취항했다.
지난해에도 4척이 국내 1위 근해 컨테이너선사에 인도됐다. 사선 1척과 장기용선 3척이었다.
지난해 4월 동아탱커가 발주해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 1009TEU급 컨테이너선 <서니코스모스>와 <서니릴리>호가 고려해운 선대에 편입돼 각각 한중일 팬듈럼항로와 일본 도마코마이항로에 배선됐다.
자사 최대 규모인 5400TEU급 컨테이너선이 모습을 드러낸 것도 지난해다. 고려해운이 인도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발주한 선형이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에서 지은 <케이엠티씨뭄바이>호는 같은 해 6월 완공돼 인도·파키스탄 항로를 운항 중이다.
12월엔 일본 미쓰이물산에서 발주한 11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중 1차선 <서니데이지>가 미쓰비시중공업과 하카타조선의 협업으로 건조됐으며 한중일항로에 취항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총 6척의 신조선이 고려해운 품을 찾는다.
지난달 물살을 가른 <서니칼라>호에 이어 TVL이 발주한 자매선 <서니카멜리아>호가 올해 3월 인도될 예정이다. 미쓰이물산에서 발주한 2차선도 3월 중순께 선대 편입을 앞두고 있다.
사선 투자한 5400TEU급 2차선 <케이엠티씨두바이>호는 4월 말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고려해운은 또 일본 선주사인 니센가이운(日鮮海運)에서 발주해 이마바리조선에서 건조 중인 1100TEU급 선박도 10년 장기용선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선박들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총 3척 중 첫 번째 선박인 <서니로즈>가 올해 하반기 인도된 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척씩 뱃고동을 울리게 된다.
최근의 과감한 투자로 고려해운의 선복 순위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013년 1월 40척 5만4900TEU로 세계 컨테이너선사 순위 27위였던 고려해운은 이날 현재 51척 8만4659TEU(사선 24척 3만4035TEU, 용선 27척 5만624TEU)로 23위로 뛰어 올랐다.
바로 뒤를 미국발 금융위기 전 공격적인 발주로 눈길을 모았던 중국 최대 민영선사인 하이펑국제(SITC)가 잇고 있다. SITC의 현재 선대 규모는 70척 8만3232TEU다. 사선 32척 3만4693TEU, 용선 38척 4만8539TEU로 구성돼 있다.
고려해운은 추가 선박 도입도 저울질하고 있다. 고려해운 관계자는 “그동안 발주됐던 신조선들이 내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라며 “노후선이나 용선 교체 사업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추가적인 선박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투자 자원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큰 선박은 직접 투자해서 외형을 확대하고 작은 선박은 타인 자본을 통해 도입하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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