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트럭 제조사들이 가격을 담합해 소비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트럭 제조사들이 14년간 담합하다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담합에 참여한 업체는 다임러, 볼보, 스카니아, 이베코, 다프(DAF), 만(MAN)을 포함한 6곳이다.
이들 6대 업체는 1997~2011년 배기가스 저감기술 적용 시기와 가격 인상폭을 서로 짜고서 적용한 혐의로 지난달 유럽연합(EU) 반독점당국으로부터 기소 통지를 받았다. 벌금은 연 매출액에 10%에 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벌금 부과가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해당 업체들은 벌금에 대비해 재원을 마련하고 나섰다. 다임러는 6억유로를 준비했고, 볼보는 4억9000만달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현재 유럽에서 10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수입 트럭, 국내서도 담합 적발
이들의 담합행위는 국내에서도 벌어졌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다임러트럭코리아, 볼보그룹코리아, 타타대우상용차, 만트럭버스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 등 7개의 트럭 제조사가 판매가격을 담합해 소비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고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가격인상 계획 등 영업비밀정보를 수시로 공유하며 가격경쟁을 피했다. 조사결과 이들이 공유한 영업정보는 가격인상계획, 판매가격, 손실률 등의 가격 관련 정보와 판매계획, 재고량, 신제품 도입계획, 지역별 영업인원, 판촉계획 등의 정보다.
담합 업체들은 2~3개월마다 경쟁사 임직원 모임을 개최하면서 55회나 만남을 가져 정보를 공유했고, 경쟁사 모임의 간사가 매달 3~4회 각사의 영업정보를 취합해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차량결함 ‘논란’
더 큰 문제는 담합에 정신 팔린 수입 트럭제조사들의 ‘안전성’ 논란이다. KBS1 시사교양프로그램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는 최근 고가의 수입 트럭이 문제가 많다는 내용을 고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근 4년 새 판매량이 65% 이상 급증한 벤츠트럭, 볼보트럭, 스카니아트럭, 만트럭 등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의 수입트럭들이 내구성과 A/S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방영했다.
지난 10월 벤츠 트럭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방영된데 이어, 지난 방송에서는 수입 트럭을 구매한 화물차 운전자들이 트럭 안전성에 문제를 삼았다. 이들은 트럭에 ‘볼보트럭 사며 삼대가 망한다’ 등의 내용을 부착하고 이 트럭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이날 볼보트럭은 타이어 마모가 극심하고, 차량을 후진할 때 바퀴가 휘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부산지부 역시 지난해 벤츠트럭이 차량결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수억 원대 고가 트럭의 잦은 고장과 차량 결함을 문제 삼았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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