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5 09:21

가방을 든 여자(La Ragazza Con La Valigia)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가방도 가방 나름이지만 간편한 휴대용이 아니라 여자 혼자 들기가 힘들어 보이는 살림살이가 가득든 것 같이 크고 무거운 가방을 든 여인을 보고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가출이나 긴 여행중일듯 한 바로, 가출을 해서 여행을 하다가 한 남자에게서 가방채로 버림받은 어느 떠돌이 여인과 16세 소년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려 ‘가방을 든 여자(La Ragazza Con La Valigia/Girl Wlth a Suitcase)’를 제목으로 택했다.

특히 주연역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Claudia Cardinale : CC)’가 60년대 이태리는 물론 미국의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 MM)’, 프랑스의 ‘브리지트 바르도(Brigitte Bardot : BB)와 함께 세계 육체파 여배우로 명성을 날렸고 ‘형사’와 ‘부베의 연인’으로도 우리에겐 잘 알려진 탑 스타였기에 필자의 기억에도 생생하게 회상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몸바치고 버림받은 접대부 출신의 ‘아이다(Aida)’역은 CC가, 철부지 소년 ‘로렌쪼(Lorenzo)’역은 훗날 감독으로 변신한 젊은 날의 ‘자크 페렝/Jacques Perrin)’이 맡아 풋과일 같이 풋풋한 참사랑을 ‘바렐리오 주를리니(Valerio Zurlini)’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루어지기 힘든 인연을 애틋하게 연출하여 화제를 모으며 1961년에 선보인 로맨스 영화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스토리는, 나이트 클럽에서 밤무대 가수로 일하던 아이다가 ‘코라도 파니(Corrado Pani)’가 분한 ‘마르첼로(Marcello)’라는 바람둥이 청년의 감언이설에 속아 그를 따라 여행을 떠났다가 이용만 당하고 일주일만에, 잠깐만 다녀오겠다고 하고선 길에다 몰래 짐을 내려놓고 줄행랑으로 버림받는 데서 부터 시작된다. 어렵사리 수소문 끝에 그의 집을 찾아가지만 만나주지 않고 대신 나온 동생, 16세의 소년 ‘로렌쪼를 만나게 되고 그는 형과는 달리 아이다에게 동정과 연민의 정을 보내며 적극 위로한다.

가진 것도 없고 오갈 데도 없이 비참하게 된 아이다는 겨우 로렌쪼의 도움으로 돈과 숙소를 얻게 된다. 가수로 일하는 아이디를 보는 순간 그는 첫눈에 반하게 되고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고 보니부모에게 거짓말을 해가며 돈을 얻어내 무일푼인 아이다에게 옷가지를 사주며 만남을 거듭하던 나머지 철부지 로렌쪼의 열병같은 풋사랑은 삽시간에 깊어만 간다.

스승인 신부에게 보낼 돈까지 빼돌려 갖은 친절을 베풀던 로렌쪼는 아이다가 유흥업소에서 뭇 사내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면서 매일 웃음을 파는 모습을 바라보는 심정은 그저 안타까운 고통일 뿐이었다. 스승인 신부까지 중간에 나서 아이다를 만나 형과의 관계 등 진실을 밝히며 수습을 시도하지만 막무가내다.

그러나 연령과 신분의 차이를 알고 있는 아이다는 그의 곁을 떠나려고 결심하게 되고 신부 역시 로렌쪼의 곁을 떠나라고 강력히 충고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연상의 여자에게 연정을 느끼는 로렌쪼는 그녀와 쉽게 멀어질 수 없음을 깨닫고 고통스런 갈등으로 번민하고, 그녀 역시 그의 순정을 눈치는 챘지만 모른척 외면하고 옛 살던 릿쪼오네로 돌아가 호색가인 클럽 경영자에게 의지하는 삶으로 옮겨간다.

이에 울화가 치민 로렌쪼는 클럽을 찾아가 화풀이를 하지만 되레  반죽음이 되도록 얻어 맞아 전신이 피투성이가 되자 아이다는 그를 바다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상처난 얼글을 닦아주며 위로한다. 드디어 달그림자가 아름다운 바닷가 모래위에서 무릎을 꿇고 아이다가 뜨거운 키스와 포옹으로 적극성을 보이자 로렌쪼는 처음 느껴보는 황홀한 사랑에 몸부림치며 전율하고 금전적으로만 이용하려던 아이다도 그의 순진무구한 순정어린 사랑을 받아들이며 감동되어 새로운 삶의 용기를 얻는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절감한 아이다는 로렌쪼의 앞날과 장래를 위해서 앞으로는 고향에서 착하게 여자답게 살겠다고 굳은 약속을 하자 두 사람은 마침내 밀라노행 기차역에서 애절한 작별을 고한다. 로렌쪼는 두툼한 봉투를 아이다에게 전해주고 막차에 몸을 싣고 아이다를 남겨둔 채 떠난다.

로렌쪼가 떠난뒤 아이다가 봉투를 열어보니 그 속에는 많은 액수의 돈이 들어 있었다. 그 녀는 로렌쪼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기차에서 내려 다시 시내로 들어가는 뒷 모습을  보이며 영화는 묘하게 라스트 신을 장삭하며 끝을 맺는 여운을 남긴다.

한참 윗 나이의 여인과 모성애적인 사랑에 빠져 힘들어 하던 로렌쪼역으로 화제를 모은 자크 페렝(1941)은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1988)’에서 영화감독 역을 맡아 유명세를 타게 됐지만 실은 1946년 5세부터 아역배우로 영화계에 입문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한편 ‘파우스트 파페티(Fausto Papeti)’의 섹소폰 연주로 당시 우리나라에서 영화 못지 않게 장기간 크게 인기를 모았던 삽입곡은 기타와 하프시코드의 연주로 영화 초반부터 반복해서 흘러나온 클래식스럽고 슬픈 무드의 ‘마리오 나심베니(Mario Naschimbene)’가 만든 별도의 음악을 두고도 주제곡으로 와전된 가운데에 널리, 그리고 오랫동안 유행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 영화 ‘가방을 든 여자’의 삽입곡으로는 섹시한 창법으로 유명한 ‘앤 마그레트(Ann Margret)’의 Fever와 Just That Same Old Line 즉, 아이다를 마로첼로가 유혹하여 어느 바닷가 카페로 데려가 구석에 놓인 낡은 주크박스에 동전을 넣고 음악을 들으며 같이 춤을 추자고 치근댈 때 흘러나오는 음악인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싱어 송 라이터 ‘니코 휘덴코(Nico Fidnco)’가 불렀다.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자크 페렝이 각자 역할에 조화롭게 호연을 보여 페렝은 10대 소년의 순박하고 감수성 어린 매력을, 카르디날레는 세파에 시달린 여성이지만 관능미를 발산하는 주인공 아이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태리,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흥분시킨 육체파의 대명사격인 여우 CC를 간판으로 전면에 배치하여 관심을 모은 성공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로맨스 멜로물에서 흔히 동원되는 소재, ‘연하의 젊은이와 연상의 여인과의 이루어지기 어려운 짧은 사랑’을  부유하고 좋은 가문의 소년 로렌쪼와 형편없이 비참한 하급 신분의 여성 아이다를 대입시켜 신파조 구도를 설정, 어린 나이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감정과 호기심과 연민을 담아 충동적으로 피어나는 플라토닉하면서도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게 펼쳐낸 작품이란 것이 한동안 삽입곡을 주제곡으로 잘 못 알고 즐겨 불러온 필자의 종합된 소견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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