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에선 선사들의 수입운임 회복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입화물이 증가세를 띠지 못하면서 운임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사들은 최저운임제(MGL) 도입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분기 한일항로 물동량은 44만1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만8536TEU에 견줘 2.9% 성장했다. 수출물동량은 26만6271TEU로 6.6% 늘어난 반면 수입물동량은 17만4729TEU로 2.3% 감소했다. 이로써 1분기 기준 수출입 화물 비중은 지난해 58.3대 41.7에서 올해 60.4대 39.6으로 소폭 변화됐다. 수출입 화물 비중이 6대 4 수준까지 벌어진 건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수출물동량의 증가, 수입물동량의 감소는 로컬물동량(직교역화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로컬 수출화물은 10만4653TEU로 6.2% 성장한 반면 로컬 수입화물은 7만3110TEU로 1.1% 감소했다. 삼국간 물동량의 경우 수출화물은 10만9994TEU로 15.1%, 수입화물은 5만7075TEU로 2.8% 늘어났다. 수출입화물의 비중은 65.8대 34.2로 큰 차이를 띠었다.
수입화물의 약세는 일본 아베정권이 경제활성화 정책으로 내놓은 엔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2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엔화 절하율은 14.9%에 이르지만 일본의 수출물동량은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품목과 해외의 수요품목 간 괴리가 발생한 결과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물동량 흐름은 운임으로 그대로 연결되고 있다. 수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200달러를 넘어서는 반면 수입운임은 80~100달러선에 그치고 있다. 일부 거래에선 이를 밑도는 운임도 포착되고 있어 선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출입 물동량의 격차가 커지면서 운임도 수출 강세 수입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수입 운임을 회복하는 게 선사들의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선사들은 지난 6월 1일부터 수입화물에 대해 MGL을 도입했다. 도입 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80달러 수준이다. 선적상한제(실링제도)가 실시된 이후 한일항로에서 MGL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사 관계자는 “KNFC가 화주협의회 해양수산부 등과 MGL 도입을 협의해 이번달부터 실시하기로 합의했다”며 “현재 수입운임 붕괴 조짐이 현실화되고 있어 선사들이 MGL이 정착될 수 있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기본운임과 별도로 올해 들어 폐지한 컨테이너 화물에 대한 통화할증료(CAF)를 다시 도입할 방침이다. KNFC는 다음달(7월)부터 TEU당 20달러, FEU당 40달러의 CAF를 도입키로 결정하고 이를 화주측에 전달했다. CAF는 12월31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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