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3 11:17

차(茶)와 동정(同情)(Tea and Sympathy) -1956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50년대 세계 은막계 별중의 별, ‘데보라 커(Deborah Kerr)’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자 기숙사 사감 부인과 나이 어린 학생간의 사랑을 다룬 내용으로 해서 화제에 올랐던 작품 ‘차와 동정(Tea and Sympathy)’ 은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에도 그 명성은 널리 알려져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1956년작이란 것 외에는 어느 시기 국내에 개봉됐었는지 또 필자가 이 작품을 언제 봤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여하간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사랑의 기쁨’이란 노래가 삽입곡으로 전편에 흐르고 앳된 학생 ‘존 커(John Kerr)’ 가 자기보다 훨씬 나이 많은 선생님 부인 데보라 커와 애정관계를 이어가던 장면은 뚜렷이 회상된다.

스토리는 과거 회상 기법으로 나이들어 모교 동창회에 참석한 톰 로빈슨 리(존 커)는 자기가 머물며 공부하던 기숙사로 발길을 옮긴다. 건물이나 정원수 등 수목과 주위 환경 등 모든 것은 옛 그대로다. 아랫층 사감선생 방의 명패도 그대로였다. 이층으로 올라 자기가 공부하고 잠자며 머물렀던 방에 들른다. 그는 커튼이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는 창가에서 잠시 회상의 여로를 따라 추억여행을 떠난다.

당시 그 창문에서 기숙사 사감 부인인 로라(데보라 커)가 화초를 가꾸는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사랑의 슬픔을 노래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톰은 바느질을 좋아하고 그 시대 남자들 답지 않게 숫기없는 이른바 ‘시스터 보이’에 속하는 학생이었다. 조금은 여성스러운 톰은 운동장이나 해변에서 웃통을 벗고 럭비를 하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뜨개질 하는게 더욱 즐거운 마마보이였던 것.  

어느날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는 톰을 동정하여 차를 나누어 주듯 관심을 보이던 로라는 학교 숲속에 홀로 누워 사색에 잠기기를 좋아하는 톰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로 로라는 톰에게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차와 동정 그 이상의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사감 빌의 부인 로라는 배우출신이었던 남편을 잃고 씩씩 하고 때론 와일드한 성격의 현 남편과 재혼해서 생활하고 있었다.

톰은 17세의 민감하고 조용한 학생으로서 시와 음악을 좋아하며 혼자만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으나 학교 친구들은  그런 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궁금해 할 뿐이었다. 대개 남성이라면 등산, 구기운동, 수영 등의 남자다운(Musculine) 방면으로  취미를 갖게 되지만 톰의 경우는 그와는 반대였던 것.

그러나 그런 그를 유일하게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사감선생의 부인 로라에게 사랑 비슷한 감정에 빠져든다. 5살때 헤어진 엄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고 가정부 손에서 자랐기에 소극적이고 여성스러운 톰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감, 빌 레이놀즈(Leif Erickson) 선생은 남성미의 극치다.

운동을 좋아하고 여자들의 마음 따위는 안중에 없는  그는 톰에게 지나치게 친절을 베푸는  부인 로라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남편은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지만 로라는 애정이 필요한 그에게 무엇에 이끌리는지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로라는 남편에게 애정을 피력하고 사랑을 구해보지만 막무가내다.

천성이 우아하고 배려깊은 성격인데다가 톰이 친구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니 그를 남달리 애정어린 보살핌으로 대하자 남편은 그녀에게 당신이 해 줄 수 있는 있는 것은 차와 동정뿐이라며 못을 박는다. 순간순간 싸늘한 남편에게서 위로받지 못하는 아쉬움과 허전함을 톰에게서 잠시 메운다. 

그러나 그에게 차와 동정을 주는 정도 이상의 관심은 어려운 입장이었다. 한번은 로라가 좋아하는 시집을 톰이 사다 줬다. 이를 모르는 남편도 나중에 같은 시집을 사왔다가 한발 늦었음을 알아채고 화가 치민 그는 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자 로라는 남편의 어이없는 행동에 더 큰 좌절을 맛본다.

그리고 톰은 축제에 가서 파자마를 찢겨가며 남자다움을 과시하려고 돌출 행동을 벌이고 카페에서 일하는 여종업원 집에 가서 억지로 키스도 하고 춤을 추려고 시도하지만 무위에 그치고 소동만 벌인다. 드디어 아버지가  학교로 불려오고 톰은 도망치듯 숲속으로 달려가고 그를 찾아나선 로라는 드디어 톰에게 “세월이 흘러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아름답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Years from now when you talk about  this,  and you will, be kind) “면서 키스한다. 나이든 스승의 부인과 틴에이저 학생간의 애정어린 입맞춤은 불륜이라 하기엔 너무나 애틋하게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상징으로 필자의 기억에도 아스라이 남아있다.

화면의 추억 여행은 여기서 끝나고 톰은 기숙사 사감을 만난다. 부인은 떠나고 없고 한통의 편지를 전한다. 차와 동정은 불행한 사람에 대한 친절이나 따뜻한 응대를 의미하지만 그 따뜻함이 사랑이나 욕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암시하고 있다. 이 영화가 상영되던 당시 국내에서도 톰같이 외롭게 학창시절을 보낸 관객들은 로라같은 여성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그녀를 동경하는 팬들이 많았었다는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이 영화의 가장 감동적이면서도 쓸쓸하고도 달콤한 마지막 장면은 활짝 꽃피게 허락되지 않은 지나간 옛 사랑은 물론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사랑을 돌아보는 슬픔에로 다시 한번 귀 기울이게 한다. 한편 남자다움이란 거칠고 씩씩한 것만이 아니라 친절하고 자상한 것도 함께 포함된 것이란 대사를 통해 남자로서 성장과정을 겪으면서 지나치게 남성다움만을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허세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절제된 품위의 스타, 데보라 커의 작품은, 쿼바디스(Quo Vadis),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 흑수선(Black Narcissus), 왕과 나(King and I), 여로(The Journey) 등등 모두가 당대의 성공작이었지만 그녀는 6번이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지명됐으나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하고 1994년에 영예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존 커는 ‘남태평양’ (South Pacific)에서 청년장교로 나왔고 감독은 ‘불의 사나이 고호’, ‘달려오는 사람들’ 과 다수의 뮤지컬을 만든 ‘빈센트 미넬리(Vincente Minnelli)’로 섬세하고 여린 성격의 두 남녀를 통해 성장기의 청년과 원숙한 여성간의 연민과 순정을 의미깊게 다뤄 가슴 저미는 대사와 함께 수준작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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