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동경에서 개최된 제 8회 APSF 대회(The 8th General Assembly for APSF : Asia 파렛트 System Federation)와 제 2회 Asia Seamless Logistics Forum에 참석했다. 각각 별도로 개최된 행사였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두 행사 모두 아시아에 효율적인 Global Supply Chain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모임이었다. 이번 회의에선 일본이 아시아(특히 동남아시아)에 대하여 평소보다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과거엔 아시아보다는 경제 규모가 큰 미국과 유럽에 열중하였는데 이번에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베정권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양적완화 정책의 성패가 수출증대를 통한 경기 회복으로 판가름 난다고 볼 때 재정위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과 성장률이 크게 하락한 BRICs 국가들, 그리고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 미국보다는 비교적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선택인지도 모르겠다.
중국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와 아시아의 패권을 위해, 미국과 일본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에서 삼국지와 같은 혼전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정세의 변화를 잘 읽어가며 동남아시아에 대한 효율적인 전략을 수립, 대처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에 논의된 자료들이 물류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책입안자들에게 참고가 될 정보라고 생각되어 그 내용을 나누어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ISO/TC 51 Asia Committee와 함께 개최된 제 8회 APSF 대회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APSF(Asia 파렛트 System Federation)는 2006년 6월 8일 한국파렛트컨테이너협회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파렛트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일본 도쿄에서 설립하였다. 현재 한·중·일을 중심으로 태국, 필리핀, 말레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인도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우선 파렛트 표준 규격을 T11형( 1,100㎜ X 1,100㎜ )과 T12형( 1,000㎜ X 1,200㎜ ) 두가지로 정하고 파렛트와 물류기기 표준화에 대한 실태조사와 분석, 회원국들의 표준규격 채택 지원, 파렛트와 관련기기의 표준화 추진에 대한 전략과 기술 지원등, 물류기기의 표준화와 시스템화에 대한 교육 및 보급확산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 설립 과정을 살펴보면 2001년 7월 4일 STAP 11(Spreading T-II for Trans Asia and Pacific) 북경회의에서의 아시아 파렛트 표준화 논의를 시작하였고 그 다음해인 2002년 2월 1일 일본 동경 아시아태평양지역 파렛트 국제표준회의에서 아시아 표준규격 파렛트 의견서를 교환하였고, 2003년 9월 서울 아시아파렛트 표준화 컨퍼런스에서 대한민국이 국제기구 창설을 제안함으로써 APSF 구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럽의 EUR/EPAL( European 파렛트 Assosiation - www.EUROPAL.net ) 시스템과 같은 파렛트 운영 제도를 아시아에 도입하자는 것이 APSF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Global Supply Chain을 구성하는 요소는 여럿 있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해상용 컨테이너와 파렛트이다. 수출입 물동량의 거의 대부분이 컨테이너와 파렛트를 이용하여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수출입 화물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고 그 규모 또한 세계 최대다. 그러나 파렛트 표준화와 이용 시스템은 국가별로 다른 점도 많고 아직 도입단계에 있다. 컨테이너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그에 반해 파렛트는 아직 국제표준규격을 정하지 못하였고 관세, 검역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여 EUR 파렛트처럼 국경을 넘나들며 원활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관세 문제를 해결하여야 하는 것이 큰 과제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와는 별도로 2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한·중·일 물류장관 회의에서 파렛트 공동 이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동으로 이용하는 파렛트에 대하여 비관세를 적용하여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자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아시아 파렛트풀 시스템(Asia Pallet Pool System)을 구축하자는 총론에 대하여 모든 국가들이 찬성하지만 각 나라마다 입장과 환경이 다르고 제도를 추진하고 운영할 인력이 부족하며 나라별로 수준의 차이도 크다.
그래서 한국파렛트컨테이너협회는 이를 추진할 인재의 양성과 참여국들의 컨센서스( Consensus )가 우선 필요하다는 데에 착안하여 옛 지식경제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일부 받아 ‘아시아 유닛로드(Unit Load System) 스쿨’을 시작하였다.
2007년 6월 28일 태국 방콕에서 30여명을 대상으로 개교를 하여 2008년 7월 베트남 호치민, 2009년 7월 말레시아 쿠알라룸푸르, 2010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0011년 인도 뉴델리에 이르기까지 5차례에 걸쳐 각 나라의 표준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관계자들에 대한 연수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하였다. 아울러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에 대해서는 항공료와 숙박비등을 지원하여 거의 무상으로 ‘아시아 유닛로드(Unit Load System) 스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였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지원하여준 우리나라에 대하여 많은 국가들이 감사해하고 있다.
매회 3, 40여명씩 연 200여명이 아시아 유닛로드(Unit Load System) 스쿨의 교육을 정식으로 수료하였는데 앞으로 이들이 APSF를 이끌어 나아갈 것이며 모두 대한민국의 우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동경 APSF회의에서는 참가국들의 파렛트 타입별 생산 실태( Production status of each type of 파렛트 ), 렌탈 파렛트 수량( Possession quantity of each type of rental 파렛트 ), 사용 실태( The type of uasge of 파렛트 )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가 있었고 APSF의 파렛트 기술적인 품질보증( Technical Regulation on quality assured 파렛트 certified by APSF )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한 파렛트의 품질을 각국이 약속한 기준대로 준수하도록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제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2년 임기인 회장국을 일본에 이어 중국이 맡게 되었고 내년 회의는 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태국의 대표로는 태국선주협회( Thai National Shippers’ Council ) 부회장이 참석하였다.
회의에 참석하면서 자랑스러웠던 것은 APSF를 우리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회장국이 바뀌어도 사무국의 업무는 한국이 계속 담당했고 당분간 이런 상황은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대한민국만큼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는 나라가 없으며 APSF를 이끌어 갈 조직과 능력을 갖춘 나라 또한 없기 때문이다. 파렛트에 관한 한 한국은 선진국이며 아시아의 중심 국가가 됐다. 이는 오랫동안 아시아 물류표준화를 위해 활동해온 한국파렛트컨테이너협회 관계자들의 땀과 열정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달에는 Asia Seamless Logistics Forum에서 발표된 자료들을 정리하여 소개하겠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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