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8 10:46

기자수첩/ 해양영토 수호 위한 해양경찰 위상 제고돼야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공방이 정치권에서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해양영토 주권 수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해양영토 수호는 크게 해군과 해양경찰로 이뤄진다.

NLL을 비롯해 우리나라 영해를 침범해 안보를 위협하는 군사적인 문제는 해군이, 마약밀매 총기류 거래 밀입국 밀수 불법조업하는 외국어선 등을 단속하는 경찰업무와 바다에 오염물질을 몰래 배출하는 선박을 감시하고 오염 사고를 예방 관리하는 해양오염방제업무 등은 해양경찰이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언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해양경찰의 모습은 중국의 어선들이 우리나라 해역에서 어족자원을 싹쓸이하는 불법조업의 단속이다.

갈수록 중국 어선들의 우리 EEZ수역 침범은 일상이 돼버렸고 NLL도 교묘히 넘나들고 있다. 올해 NLL부근 해역 중국어선은 4월 중순까지 30여척이 조업하다가 그 이후에는 200여척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불법조업을 하다 우리 해양경찰에 적발될 경우 배의 양옆에 쇠창살을 꽂고 여러척이 서로 묶어서 행동하는 연환계를 형성하며 폭력적·집단적으로 저항하고 있어 단속이 매우 위험하고 어려운 상태다.

해양범죄는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벌어져 현장을 도착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현장을 원래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범죄 정보가 사전에 입수되지 않는 한 검거 체포하기도 매우 어렵다.

해상범죄 발생건수 및 처리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06년 5만2763건에서 매해 감소해 2011년 4만7075건, 지난해는 4만5822건이었다.

하지만 검거인원은 2006년 1만1164명에서 2011년 1만2569명, 지난해 1만2934명으로 매해 꾸준히 증가해 해양범죄가 갈수록 대형화 조직화 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양경찰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해양경찰청은 1953년 12월 내무부 치안국 산하 해양경찰대로 창설돼 1991년 8월 내무부 경찰청 소속 해양경찰청으로 개칭됐다가 1996년 8월 해양수산부 산하 독립 외청으로 승격했다.

이후 해수부과 건교부가 통폐합된 국토해양부 외청으로 개편됐다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면서 5년 만에 다시 해수부 외청으로 복귀하면서 해경 출신인 김석균 차장이 해양경찰청의 수장이 됐다.

해상 치안의 특수성을 고려한 독자적인 치안 정책수립과 해양경찰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경 출신이 청장을 맡은 것은 2006년 권동옥 청장 이후 두번째로 지금까지는 경찰청 출신 간부들이 승진하면서 해양경찰청장을 맡았다.

여태까지 오랫동안 육상에서만 근무한 경찰 간부가 해양경찰청장을 맡다 보니 취임 초기 해양 업무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비효율적인 행정 업무가 이뤄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해양경찰청장은 해양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행정경험 그리고 지휘능력을 갖춘 해양경찰 출신에서 배출돼야 할 것이다.

한국해양대의 최정호 교수와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최용석 경정은 ‘해양경찰 과학수사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해양경찰 과학수사의 인력·예산·장비 등 기초적인 인프라가 매우 부족하다면서 과학수사에 배정된 예산은 경찰청의 1% 정도로 다른 과학수사기관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주변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해양 영유권 분쟁은 진행중이다. 해양경찰의 인력과 장비는 주변국의 해상치안기관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 있다.

해양영토 주권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인력과 장비의 확충이 시급하다. 배타적 경제수역법의 시행일인 9월10일이 해양경찰의 날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해양영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해양경찰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길 기대해본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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