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1 10:38

‘애수(哀愁)’(Waterloo Bridge)-흑백 1940년 작품

 

 

 

 

 

 

 

 

 

 

 

 

 

 

 

 

 

 

 

 

 

1907년 서울 종로 3가에 국내 최초로 ‘단성사(團成社)' 극장이 생기고 1919년 ‘의리의 구토’란 국산 영화가 첫 상영된 이래 1926년 드디어 나운규(羅雲奎) 감독의 ‘아리랑’이 한국영화사상 효시의 작품으로 본격적인 영화장르가 시작된 건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산골소년 치고는 비교적 일찍 영화에 관심을 가졌던 필자였으나 태어나기도 전인 1940년에 제작되어 이미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명성을 얻었던 ‘애수(哀愁/Waterloo Bridge)’라는 영화가 있었다.

아마 50년대나 60년대만 해도 당시 도시의 상류층 영화팬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나 대학생들 사이에서 우선 영화란 말이 화두로 나오면 으레 ‘애수’를 들먹였고 또 제일 멋있고 애잔한 추억으로 기억에 오래 남아, 잊을 수 없는 영화의 대명사가 바로 이 영화 ‘애수’였으며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되고 첫 손가락에 꼽히며 사랑받은 작품도 이 영화 였던 것 같다. 당시만 해도 수입 외국영화의 상당수가 원제와는 전혀 별도로 우리말 제목을 붙여 상영됐었다.

‘그리아 가슨’과 ‘로널드 콜맨’ 주연의 명화 ‘A Random Harvest’를 ‘마음의 행로’로, ‘워렌 비티’, ‘페이 더너웨이’, ‘진 핵크만’ 주역의 ‘Bonnie & Clyde’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로 바꿨었고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 ‘캐서린 로스’가 열연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는 ‘내일을 향해 쏘아라’란 생소한 제목으로 극장이나 영화관 선전 간판을 달았었다. 그리고 ‘우마 써먼’과 ‘프레드 와드’가 나온 ‘Henry & June’은 ‘북회귀선’으로 상영됐듯이 훨씬 전 ‘런던 브릿지’나 ‘타워 브릿지와 함께 런던의 뎀스강 다리중의 하나인 ‘워털루 브릿지’가 ‘애수’란 제목으로 7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시니어들 가슴 울리는 흑백 고전 명화로 남아 있으나 상당수는 영화를 보고도 원제를 잊거나 아예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 거란 추측이다.

스토리의 전개는 근년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 of Madison County -’95작/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나 ‘타이타닉(Titanic-’97작/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처럼 묻혔던 과거를 캐내 하나하나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잔잔히 첫 장면을 떠 올리며 펼쳐진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영국 명문가의 젊은 장교 ‘로이 크로닌(로버트 테일러/Robert Taylor)’과 미모의 무용수 ‘마이라 레스터(비비안 리/Vivien Leigh)’의 비극적인 사랑과 참혹한 이별을 그린,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손수건이 몇 개라도 모자랄, 슬프고도 슬픈 흑백 고전 영화다.

1939년 독일과의 전쟁을 앞둔 영국의 제2차 대전에도 참전하게 된 영국군 ‘로이 크로닌' 대령은 워털루다리 위에서 차를 세우고 잠시 내려서 난간에 선채 행운의 마스코트를 꺼내 보며 깊은회상에 잠긴다. 1차세계대전 어느날 워털루 다리를 산책하던 청년장교 로이 대위는 갑작스런 공습경보로 대피소로 향하던 중 마이라를 만나 첫 인연을 맺는다.

로이는 마이라가 그날 저녁공연을 앞둔 무용수라는 걸 알게 되고 자신은 다음날 전선으로 떠난다는 걸 알린 후 공습경보가 해제되고 나서 헤어질 때 그녀는 자신의 소중한 행운의 마스코트를 건넨다. 그날 밤 공연장서 아름다운 마이라의 발레공연을 본 후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의 연주를 들으며 함께 춤추던 두 사람은 촛불이 하나씩 차례로 꺼져가는 촛불클럽(Candle Club)에서 마지막 촛불이 꺼지고 어둠을 맞자 첫 키스로 격정적인 사랑을 하고 작별인사를 나눈다. 뜻밖에 전선 투입이 이틀간 연기된 로이는 고아출신 무용수 마이라에게 청혼을 했고 곧바로 성당 결혼식 허락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법정 시간을 놓쳐 이튿날로 미뤘으나 갑작스런 소집으로 무산됐고 말한마디 제대로 못 나누고 전장으로 떠나는 로이를 보러 공연도 포기한채 워털루역으로 향했던 그 녀는 무용단에서 단짝 ‘키티’와 함께 해고되고 이후 실직의 쓰라림 속에서 궁핍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로이의 어머니 ‘마거릿’이 런던에 와서 마이라를 만나기로 한 날, 우연히 그녀는 신문에서 로이의 사망소식을 접한다. 극도의 충격에 빠진 마이라는 마거릿에게 로이의 죽음에 관해 아무 말도 못하고 헤어진 후 엄습해 오는 절망을 이기지 못해 모든걸 포기하자 친구 키티는 이를 보다 못해 굶주림을 벗어나기 위해 매춘을 하기 시작한다. 뒤따라 마이라도 워털루 다리와 역을 오가며 창녀로 전락, 매춘을 시작한다.

밤의 여인이 되어 워털루역에서 남자 손님을 기다리던 중 뜻밖에 로이를 만난다. 군번줄(認識票)을 잃어버린 것이 전사한 것으로 오보됐던 것. 다시 돌아온 로이는 행복을 약속하며 그녀를 다독이며 결혼을 서두른다. 자신의 처지 때문에 이를 거부하려던 마이라도 사실을 숨긴채 친구 키티와 어머니 마거릿의 권유도 한 몫을 해, 모든 걸 잊고 행복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영예와 품위로 가득하고 부유한 귀족가문의 로이를 보면서 마이라는 자책과 불안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다 못해 급기야는 마거릿 어머니에게 모든 사실을 다 털어놓고 작별의 편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마이라를 찾아서 키티와 함께 곳곳을 헤매던 로이는 드디어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된다. 사랑하는 모두를 남겨두고 안개낀 워털루 다리위를 걷다가 줄을 지어 지나가는 군용 트럭에 몸을 던진다. 슬픈 사랑의 종말이 죽음에 묻히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마스코트가 클로즈업 된다. 오래전 마이라가 건네준 행운의 마스코트를 바라보며 여전히 그녀를 잊지 못하는 영국군 제복을 입은 ‘로이 크로닌’ 대령의 회상으로 라스트신의 막을 내린다. 그러나 필자 눈에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로이를 본다.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로 두차례나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비비안 리’ 는 물론 ‘쿼바디스’ 에서 ‘데보라 커’와 함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고 , 춘희(Camille)에서 ‘그레타 가르보’와 그리고 ‘원탁의 기사’ 에선 ‘에바 가드너’와 공연한 희대의 미녀, 미남 배우는 비록 요절했지만 우리의 가슴엔 영원히 살아 숨쉬고 있다.

이 밖에도 ‘마음의 행로’, ‘쿼바디스’, ‘애정의 순간’ 등 지난 세기 주옥같은 명작을 남긴 ‘마빈 르로이(Mervyn LeRoy)’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특히 로버트 테일러의 트렌치코트 입은 모습은 안개낀 ‘카사블랑카’ 에서의 험프리 보커드를 연상케 해서 닮은 꼴로 화제가 됐었다. 나이탓인지 필자의 경우도 온 갖 특수효과를 동원한 작금의 최신형 디지털 영화들이 밀어 닥쳐도 전혀 동요되지 않고 잔잔한 크래식 음악처럼 옛 영화 스타일에 눈과 마음이 쏠린다.

한가지 유독 우리나라에서 ‘애수’에 누구나 관심이 많았던 건 필자처럼 6.25 세대들에게 전쟁당시 임시수도 부산에서 개봉돼 수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고 밤을 파는 거리의 여인들이 흔하던 헐벗고 굶주리던 우리의 시대적 배경과 마이라의 슬픈 사랑에 나비현상적인 비련의 공감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또 변사가 마이크를 잡고 관객을 울리고 웃기던 무성영화가 유행하던 시절이고 보니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고!" 의 감성에 로버츠 번즈의 이별곡 ‘올드행 사인’이 비애의 누선을 자극했기 때문이란게 필자의 맺음말이다.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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