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조선시장이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대비해 제도적 장치와 안전 관리 체계 구축, 정책 수립 등 신뢰성과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자율운항선박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자율운항선박의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상용화에 앞서 나타날 위험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선박을 총 4단계로 정의하고 있다. ▲1단계는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하지만 원격 제어가 가능한 수준 ▲3단계는 선원이 탑승하지 않고 원격 제어하는 수준 ▲4단계는 완전 자율 운항하는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율운항 3단계 수준에 이르렀다. HD현대 자회사인 아비커스는 지난 2022년 IMO의 선박 자율운항 기준 2단계에 해당하는 솔루션을 2022년 선보였다.
최상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자율운항선박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기술과 제도의 균형 있는 발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제사회가 반드시 함께 풀어가야 할 미래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중 해양수산부 해사안전정책과장도 “자율운항선박은 미래 해운물류 패러다임을 새롭게 열어갈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곧바로 신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적 진보와 함께 제도적 장치가 조화를 이루고 기술의 안전성과 산업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도 자율운항선박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충분한 시험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웨이테 전(Weite Chen) 대만산업기술연구개발 센터장은 “얼마 전 자율운항선박 실증을 진행한 선박이 망가져 비용이 많이 들어간 걸 봤다. 자율운항선박 사고가 한국 해역에서 발생할 지 대만이나 유럽에서 어떻게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각국에서 안전과 관련한 정책을 내놓고 이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도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기술적으로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 법규는 있는데 기술이 못 따라가면 무슨 의미가 있나. 충분히 유용한 기술이고 신뢰성이 있다면 당연히 자율운항선박의 상용화가 이뤄질 거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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