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긴 가운데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벌크화물 수출이 8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는 지난해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산 벌크 화물 수출이 전년 대비 77.8% 감소했다고 밝혔다.
빔코 필리페 구베이아 애널리스트는 “1년간의 전쟁으로 전 세계 벌크 화물이 감소했다”며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해상 수송이 가능한 화물은 농산물뿐인 데다 농산물 수출조차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는 항구 봉쇄로 원부자재 수출이 차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곡물 철광석 철강 등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화물 수송이 모두 중단됐다.
지난해 7월 말 우크라이나 터키 UN 러시아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고 흑해 곡물 협정을 체결하면서 오데사 지역 일부 항구에서 선박 입출항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공급망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봉쇄가 풀린 항만은 2021년 한 해 우크라이나 벌크 화물 수출의 72.8%를 책임졌던 오데사 초르노모르스크 피브덴니 3곳이다.
곡물 협정이 발효된 뒤에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우크라이나에서 해상으로 수출된 곡물 물동량은 2000만t으로, 1년 전에 견줘 43.3% 감소했다.
전쟁 전까지 전 세계 주요 곡물 수출의 10% 이상을 담당해왔던 우크라이나의 수출 제한 여파는 세계 식량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수출국가가 제한적인 옥수수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농무부는 전쟁 이후 전 세계 옥수수 수출량이 9.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밀 수출은 오히려 2.7% 늘어날 거란 분석이다.
구베이아 애널리스트는 “흑해 곡물 협정은 이달 중순 유효기간이 끝난다”고 지적하면서 “조만간 재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입출항 선박 검사가 지연되는 것도 수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곡물 수송선박의 최소 크기를 1만5000t에서 2만5000t으로 높여 검사 지연을 완화하는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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