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운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를 놓고 우리나라와 대만 조선소가 제휴해 수주전에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해운전문지인 로이즈리스트는 “한국과 일본 조선소가 경쟁하는 구도가 유력했지만 대만국제조선(CSBC)이 한국 조선사와 공동 응찰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를 따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밍해운은 올해 1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하는 방안이 이사회에서 승인됐다고 대만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4월에는 웹사이트에 5척의 선박에 LNG와 중유를 이중연료로 하는 듀얼퓨얼 엔진을 탑재하기로 결정, 대만 선사 최초로 LNG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밍해운은 LNG 연료를 사용하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의 신조 발주 입찰을 2단계로 진행할 예정이다. 1차 입찰에서 건조기술 요건을 갖춘 조선소를 여러 곳 선정한 후 2차 입찰에서 건조 조선소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선사는 2026년 상반기 납기를 목표로 지난달 건조 야드를 선정하는 입찰을 실시한다고 각국의 브로커와 조선소에 알렸다.
양밍해운은 최근 몇 년간 일본 이마바리조선과 우리나라 현대중공업, 중국 양쯔강조선, 자국 CSBC 등에 신조선을 발주했다. 당초 이번 발주는 정치적인 배경 등으로 중국 조선소와의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게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대형컨테이너선 건조 실적이 풍부한 우리나라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일본 니혼십야드(NSY)가 응찰해 한국과 일본이 수주를 놓고 다툴 것으로 조선업계는 예측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CSBC가 우리나라 조선사와 제휴해 공동 응찰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LNG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 실적이 없는 CSBC에 한국 조선사가 설계 도면을 제공하고 기간이 만료된 선대가 비어있는 CSBC가 건조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컨소시엄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방안이 물밑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CSBC는 아직까지 LNG 연료 추진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없다. 하지만 국내 조선소와 달리 선박 건조장(독) 가동률이 낮아 2025년 납기분까지 선박 건조가 가능하다. 반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LNG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을 가지고 있지만, LNG선 계약 러시로 독 가동률이 높아져 양밍해운이 요구하는 2026년 납기일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CSBC와 한국 조선사의 공동 건조가 실현되면 양밍해운을 포함한 3자에게 메리트가 있는 제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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