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저우산항이 선박용 저유황 연료의 주요 공급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조사기관인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저우산항의 지난해 선박 벙커유 판매량은 472만t을 기록, 2017년 183만t에서 2.6배 급증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600만t이다. 저우산항은 2050년까지 1000만t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저우산의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최대 선박연료 공급국인 싱가포르와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플래츠 수석애널리스트 앨릭스 얍은 “현재 저우산의 판매량은 싱가포르의 10%에 불과하지만, 중국 거대 정유업계의 VLSFO(저유황중유) 공급이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또 “중국의 공급 증가는 싱가포르에게 직접적인 도전”이라며 “싱가포르는 지리·인프라 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어 당분간 세계 최대 벙커 허브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중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산항이 저유황유 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선박의 탈황장치(스크러버) 설치 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스크러버는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가 커질수록 설치 효과가 커진다. 두 연료의 가격차는 지난해 초 싱가포르에서 t당 300달러 이상 벌어졌다가 코로나 사태로 원유 가격이 폭락하면서 100달러 이하로 좁혀졌다.
이후 유가가 회복했지만 가격차는 100~120달러를 유지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1월 황산화물 규제 강화 당시의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황산화물 규제가 강화될 당시만 해도 저유황유 가격은 몇 년간 고유황유보다 평균 150~200달러 비쌀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많은 선주들이 스크러버 도입을 추진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 3800척을 넘어선 스크러버 설치 선박은 올해 말엔 4400척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얍은 “스크러버의 탑재는 선박에 경제적이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으며, 특히 투자 회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20만t(재화중량톤) 이상의 대형 신조선엔 효과적”이라면서도 “충분한 양의 저유황유 공급으로 가격차이가 줄어들면서 스크러버의 장기 전망은 예전처럼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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