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가 흥아해운 인수를 막판에 철회하면서 PK밸브 거래를 놓고 STX와 흥아해운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흥아해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STX마린서비스와 중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APC프라이빗에쿼티로 구성된 STX컨소시엄은 잔금 지급을 사흘 앞둔 지난달 18일 흥아해운 재무제표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됐다며 신주 인수 계약을 해지했다.
STX 측은 매도인 측에 재무제표 중대 부실의 해소를 요청했으나 합당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인수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STX에서 말한 ‘중대한 부실’은 흥아프로퍼티에 빌려준 장기대여금으로 파악된다. 흥아해운은 부동산 계열사인 흥아프로퍼티에 310억원을 장기 대여한 상태다. STX는 이 대여금을 사실상 회수 불가능한 부실 채권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흥아해운 측은 흥아프로퍼티가 필리핀 수빅에 갖고 있는 리조트부지 460만㎡(약 138만평)의 가격이 1000억원 안팎에 이르는 점에 미뤄 STX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흥아해운은 나아가 STX에 매각한 PK밸브까지 돌려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사 M&A가 무산됐기 때문에 패키지딜 형태로 진행된 PK밸브 지분 매각도 무효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STX는 PK밸브 거래는 패키지딜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STX 관계자는 “PK밸브 매각 입찰 당시 공정성 차원에서 흥아해운 매각과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는 산업은행 방침이 있었고 해당 방침에 따라 STX컨소시엄이 입찰에 별도로 참여해 지난 10월28일 인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STX는 빠른 시일 내에 주관사를 선정해 PK밸브 상장 준비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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