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술안주로 누구나 좋아하는 각종 구이, 볶음, 무침과 국물요리… 특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퇴근 후 지인들과 모여 앉아 왁자지껄 대화를 나누며 술 한잔과 거기에 어울리는 맛난 안주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술 맛과 기분을 최고로 이끌어주는 안주, 젊었을 때 안주를 많이 안 먹고 술 마시는 게(소위 말하는 깡소주)멋있는 줄 알았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안주를 먹기 위해 술자리를 찾을 때도 있다. ‘애주가’는 ‘미식가’만큼이나 술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술집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술과 안주의 궁합을 중시한다. 안주뿐 만 아니라 한끼 식사로도 반찬으로도 손색 없는 음식을 소개해 본다.
홍합이 맛있는 겨울철이 되면 양파 마늘 샐러리 화이트와인만으로 간단한 홍합찜을 만들어 보자. 조개의 간이 있으므로 소금간은 필요 없지만 3~4시간의 해감 과정과 홍합의 수염을 제거하는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취향에 맞게 시판용 토마토소스 또는 생크림을 넣어서 개성에 맞는 홍합찜도 매력적이다. 조금 매콤한 게 땡기는 날엔 청양고추를 살짝 넣어주고 감칠맛을 위해 베이컨 한 조각을 더 넣어주면 국물도 술술~ 술도 술술~ 절로 들어가는 조합이다. 와인부터 소주까지 모든 술을 다 커버할 수 있다.
와인과 함께 하기 좋은 안주 중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라는 새우와 마늘, 질 좋은 올리브유를 베이스로 한 스페인요리가 있다. 친구 중에는 이 요리를 너무 좋아해 나눠먹기 싫어서 식당에서 3명이 1인 1감바스를 시켜 먹었다고 할 정도로 매력적인 음식이다. 마늘과 앤쵸비를 올리브유에 올리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향을 내주다가 새우와 방울토마토 그리고 조개육수 또는 닭육수를 넣고 새우가 잘 익을 때 까지 끓여준다. 소금 간은 필요 없고 앤쵸비만으로 충분하다. 매운 맛은 페페로치니 2~3개 정도 부셔서 넣어주면 된다.
페루의 전통 음식인 세비체(ceviche)를 소개해 보자. 레몬즙 이나 라임즙 같은 산을 이용해 생선 새우 문어 등을 익힌 남미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다. 먼저 레몬즙과 라임즙을 준비하고 딱새우살에 1시간 정도 재워준다. 여기에 중동식 샐러드 드레싱인 ‘타블레(tabouleh)소스’ 를 올려준다. 이 소스는 이태리파슬리 민트 양파 토마토 케이퍼 블랙올리브를 다지고 레몬, 올리브오일 적당히 섞어주면 완성된다. 딱새우를 놓고 소스를 올려주면 근사한 애피타이저가 완성된다.
얼음 소주와 매콤한 닭발 또는 족발 그리고 주먹밥 생각에 침이 고였다면 당신은 진정한 소주 매니아다. 특히 여성고객들이 좋아하는 쫄깃쫄깃한 닭발은 매우면 매울수록 즐거움이 치솟는다. 절정에 오를 때 얼음소주 한잔과 주먹밥을 먹으면 매운 속도를 깔끔하게 안정시켜준다.
날씨가 우중충하거나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이면 막걸리와 파전이 생각난다. 열에 아홉이 추천하는 막걸리와 파전의 조합은 사극 드라마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옛날부터 즐겨 먹던 조합이다. 발효를 통해 제조되는 막걸리는 특유의 새콤한 맛과 청량감이 뛰어나 기름진 음식과 참 잘 어울리기 때문에 파전뿐만 아니라 김치전 동태전 호박전 육전 등 과도 잘 어울린다.
소주와 삼겹살의 만남은 이름만 들어도 마음 설레는 최고의 조합이다. 지치고 힘든 퇴근길 가장 뿌리치기 힘든 유혹은 식당에서 풀풀 풍기는 고기 굽는 냄새와 냉장고 속 밝게 비춰진 투명한 소주다. 회식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단짝이며 지금은 많이 비싸졌지만 삶의 애환을 달래주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안주다.
삼겹살하면 수육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오랜 시간 푹 끓여 야들야들한 고기 한 점에 마늘을 올리고 쌈장에 찍어 상추쌈에 크게 싸서 한 입 먹은 후,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면 그 꿀맛에 피로가 싹 달아난다. 또한 소주 하면 빠질 수 없는 안주는 바로 곱창 대창 소양이다. 고소한 곱이 가득 찬 곱창, 지방이 가득한 대창을 먹고 시원한 소주로 마무리하면 생각만 해도 짜릿한 조합이다. 건강을 생각하면 다소 위험한 조합이긴 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기란 어렵다.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곱창은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맛과 감자, 파채 등 채소와 어우러지는 조화로 술안주로 즐기기에 좋은 메뉴다.
즐겨먹는 술안주 중 직화에 구운 고등어구이는 식감이 야들야들해서 술 뿐만 아니라 밥 생각까지 난다. 특히 고등어구이의 경우는 집에서 후라이팬에 구워먹으면 너무 맛이 없다. 직화생선구이가 없다면 밖에서 사 먹는게 더 맛있다.
배부른 탓에 맥주를 좋아하진 않지만 치맥은 빼놓을 수 없는 1위 아이템이다. 피맥이 뒤를 쫓고 있지만 아직은 한참 먼 2등 정도? 개인적으로는 먹태와 장어구이가 맥주 안주로는 잘 어울린다.
필자는 밥에 술 한잔 곁들이는 반주보다 맛있는 술안주로 밥 한끼 대신 먹는 걸 좋아한다.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바뀌긴 하지만 여전히 일을 마치고 오늘은 어떤 안주에 술을 먹을까 고민한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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