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만물류기업들이 지난해 미중, 한일 무역분쟁과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등의 대외 악재에도 외형과 영업부문 내실을 개선했다. 국내 5대항만물류업체 중 인터지스를 제외한 4곳이 모두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리스회계기준의 변경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은 악화됐다.
CJ대한통운, 매출액 10조원 돌파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1위 물류기업의 입지를 다졌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0조4150억원를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 늘어난 3070억원, 24% 줄어든 510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0.4%포인트(p) 상승한 3.0%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글로벌‧택배 부문이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액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미국,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등 해외 인수‧합병(M&A) 기업의 매출액이 지난해 전년 대비 39% 상승한 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최저임금 인상, 안전환경 개선 등 추가 비용 발생에도 비용 절감,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곡선을 그렸다. 순이익은 재작년 건설 합병으로 차익이 발생하면서 감소했다. 단순히 기저 효과에 기인한 1회성 현상이라는 게 CJ대한통운의 분석이다.
한진, 영업이익 115%↑…택배부문 물동량 확대
한진은 최근까지도 경영권 다툼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작년 영업이익의 2배 이상 성장을 일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06억원(115%), -25억원(적자전환)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2%p 늘어난 4.4%였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2조6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가파른 상승세는 택배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리스회계기준변경에 따른 비용감소가 주된 요인이다. 반면 순이익은 리스이자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를 냈다.
택배사업은 동서울과 남서울 허브 터미널 등 주요 택배 터미널의 설비 확충과 자동화 투자를 통해 물동량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글로벌사업에서는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 구축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입지를 공고히 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세방‧동방, 영업이익 약 45% 증가
세방은 41% 증가한 161억원, 84% 감소한 70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4%(p) 확대된 2.2%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상승한 7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화주 유치를 통해 운송량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순이익은 계열사인 세방전지의 호조가 반영됐으나 군장신항만 지급보증채무인식(255억원)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135억원) 등의 영업 외 비용 증가로 하락세를 탔다.
세방은 CJ대한통운 등 8개 사업자와 약 18년 간 포스코가 발주한 철강제품 운송 용역 입찰에 담합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한편 세방전지는 최근 5년 새 매출액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며 세방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해다.
동방은 그간 조선업 불황 여파로 철강벌크 운송량이 줄어들면서 악화된 수익성을 꾸준히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이 회사는 지난해 20% 증가한 6350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0억원(48%), -85억원(적자전환)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6%p 상승한 3.3%였다.
동방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중량물 운송 등의 장기프로젝트 수행과 유통물류 사업이 확장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순이익은 한진과 마찬가지로 리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이자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 전환을 맛봤다.
인터지스, 사업실적 모두 하락…‘삼중고’
인터지스는 지난해 사업실적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3% 감소한 4800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 감소한 65억원, 적자폭이 약 3배 확대된 -43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0.5%p 하락한 1.4%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시황이 악화되면서 영업부진을 겪었고 순이익은 투자‧무형 자산이 손상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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