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Me Before You)’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인디펜던트’ 기자 출신의 영국 태생 여류 소설가 ‘조조 모예스(Jojo Moyes/1969생)’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종합 전세계적 베스트 셀러 원작을 영상화 하여 필자도 영화 관람도중 퍽이나 오랜만에 손수건을 여러번 꺼내 눈물을 닦은 격조 높은 작품으로 오래 기억하고 싶다. 스토리는 6년 동안이나 일하던 직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실직을 하게된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Emilia Clarke)’란 아가씨가 새 직장을 찾던 중 촉망받는 젊은 사업가였으나 뜻밖의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윌 트레이너(샘 클라플린/Sam Claflin)’란 청년의 6개월간 시한부 간병인으로 일하기 시작하는 장면부터 펼쳐진다.
시골의 작은 마을서 태어난 루이자는 중풍으로 고생하는 할아버지와 그리고 실직한 아버지와 살림사는 어머니, 혼전 출산으로 대학을 중퇴한 수재형 미혼모 여동생과 애기 등을 위해 집안을 자기의 수입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오로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일념 외엔 옆도 돌아볼 겨를이 없이 알럼시계 소리로 잠을 깨 일터로 나갔다가 돌아오면 잠자고 또 다음 하루를 맞기에 눈 코 뜰 사이가 없이 살아온다.
그녀가 돌봐야 하는 윌은 인기있는 기업 인수합병의 전문가로 잘 생긴 얼굴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여행과 섹스도 사랑하며 승마 수영 등 스포츠에도 만능인 혈기넘치는 스타급 직장인이었으나 비내리는 어느날 출근길 교통사고로 인해 척추(C5/6)손상 환자로 전락, 근육치료 2년에 겨우 손가락만 움직일 수 있는 사지마비 환자로 평생을 휠체어 신세를 져야 할 운명을 안고 매일을 힘들게 극복하며 버텨왔고 마지막 6개월을 더 살아보고 삶의 연장여부를 자기 의지로 결정키로 한, 33세의 누가 보기에도 아까운 청년이다.
쉬지않고 돈벌이를 계속할 수 있다는 기쁨을 안고 채용된 26세의 루이자는 사회적으로 상류층 지위를 확보, 도도한 인상을 풍기는 환자의 부모와 어마어마한 저택에 움찔하며 첫 출근을 한다. 죽음보다 못한 삶이 더 이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자괴감에 빠져있는 윌은 루이자를 처음 보자 고의로 괴성과 일그러진 인상을 지어보이고 짜증을 내며 배척한다. 어머니는 우선 환자에게서 15분 이상 눈을 떼거나 혼자 있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빈틈없는 감시로 그간 여러번 반복한 자살을 다시 시도하지 못하게 막을 것과 말동무 겸 친구로 지내 주기를 당부한다. 손목의 깊은 상처가 자살 미수의 흔적을 보여준다.
윌은 지난 날과 비교해 너무나 비참한 자신의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절망의 현실을 단절하는 길은 오로지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죽음에 이르는 것이라고 결심하고 산다. 그래서 1940년부터 말기 환자에게 죽음에 이르는 약을 처방하고 환자 스스로가 삶을 마감토록 안락사를 도와주는 스위스의 ‘디그니타스(Dignitas)병원’에서 ‘조력자살’ 즉, 존엄사를 하기로 예약을 해 둔 상태에서 최후의 6개월에 심경변화의 기대를 걸고 그녀를 고용한 것이다.
부모도 아들의 결심에 수락은 했지만 그의 마지막 6개월간 심경의 변화를 기대하고 돈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성격 후하고 만만해 보이는 루이자에 일말의 기대를 건다. 첨엔 단순한 간병 업무만 생각했던 그녀는 우연히 스위스행 만류 여부를 두고 부모들간에 다투는 소리를 엿듣고 이를 알아차린 후 일을 접으려 했으나 그래도 윌을 위해 끝까지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돌보는 데 필요한 공부도 하며 실천계획을 세우고 간절히 기도한다.
윌의 사고후 채용돼 근육강화 운동 및 힘쓰는 일과 간병을 겸해 함께 일하게 된 건장한 청년 보조원 ‘네이션’과 더불어 루이자는 자기를 못마땅히 여기는 윌과 달리 특유의 패션으로 아침 출근시마다 알록달록한 의상으로 갈아 입으며 윌의 마음에 들려고 애교를 곁들인 유머로 애쓰고 증세 호전과 마음의 평정, 나아가서는 스위스행 예약 포기 회유를 위해 눈물겹게 온갖 정성을 다한다. 관련 서적을 통해 윌의 병세와 관련되는 열, 땀, 생각, 합병증, 추위, 공기가 그를 더 아프게 할 수도 있다며 파격적 삶의 변화를 통한 모험계획을 세운다.
사지마비 환자들이 중심이 된 카페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며 그의 마음을 바꾸려 애쓰고 어떤 데를 가면 즐거워할지, 어느 여행지가 그의 관심을 끌지, 어느 곳서 뭣을 해야 삶의 의욕이 높아질지 함께 떠들며 대화를 계속한다. 또 윌을 따라나선 첫 음악회 경험, 영화와 책과 사람 대하는 법, 자신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자아체험, 놀고 있는 무료한 루이자의 아버지에게 자가 소유의 성을 관리하는 일자리를 챙겨 생계를 돕기도 한다. 여행하고 수영하고 춤추고 마시고 놀며 루이자가 힘들어할 때 윌이 다독여 주고 윌이 시름에 젖을 땐 루이자가 위로하는 관계로까지 마음이 맞아가는 과정을 되풀이 하는 동안, 어느덧 두 사람은 맘 속에서 은근히 움트는 사랑을 감지하게 된다.
드디어 윌의 “이 세상에서 나로 하여금 아침에 눈을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오로지 당신 밖에 없다”는 고백에 루이자도 “내 곁에서 그냥 이대로 살아주면 안되나요”로 속 마음을 보인다. 한편 윌과의 장거리 여행을 알고 일방적인 작별을 남기고 그녀의 피앙세를 떠나보내면서까지 사랑에 올인하지만 윌의 스위스행 최후의 결심만은 꺾기가 힘들어 보이자 그녀는 크게 실망한다.
루이자와 생일식사에 초대되어 선물도 건네고 또 한 베드에서 사랑을 나누던 윌의 애인이 그의 절친한 친구와 결혼식을 올리는 엄청난 쇼크도 루이자의 협조로 이겨내며 네이션과 셋이 예식장에 참석하여 살을 에는 울분을 참고 웃음으로 축하하는 여유를 갖기도 한다.
드디어 밤바람 몰아치는 고즈넉하고도 을씨년스런 여행길 해변의 호텔에서 그녀는 환희에 넘쳐 항홀한 기분에 춤을 추고 두 사람은 그들만의 밤을 맞아 입술을 맞대며 사랑을 확인 하지만 끝내 스위스 디그니타스행을 굽히지 않는 윌에게서 그간의 노력과 사랑이 수포로 돌아간 걸 깨달은 루이자는 참담한 절망과 상처를 안고 울분을 삼키며 윌과 함께 귀가한다. 그녀의 꿈이 무산되자 윌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비장한 각오로 작별을 고하고 그녀의 집요한 설득과 사랑과 정성이 이뤄내지 못한 빗나간 꿈이 안겨주는 참담한 심경과 상처를 가족들로부터도 위로를 받는다.
유쾌하고 로맨틱하며 슬프고 찡하게 슬픈 사랑의 테마는 결국 부모와 함께 디그니타스 병원에 입원,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는 윌 최후의 동정을 전해듣고 불이나케 찾아가 사랑의 입맞춤을 하는 순간까지 베일에 가렸으나 윌의 마지막 언어가 영원한 아듀를 고하자 서로를 떠나보내는 윌과 루이자의 애절한 사랑은 종언을 맞는다. 마지막 윌의 모놀로그 “내 생각 너무 자주하지 말아요. 당신이 감상에 젖어 질질 짜는 건 생각하기 싫어요. 그냥 잘 살아요. 사랑을 담아서, 윌” 의 내레이션은 숨죽이며 기대해온 관객의 실낱같은 바람도 앗으며 폐부를 찌른다.
윌이 죽기 전에 그녀에게 남겨 준 얼마간의 유산을 받고 새로운 세상에 나간 루이자는 그의 편지를 읽으며 윌이 평소 일러준대로 자기안의 틀을 깨고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향해 전진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Me Before You’를 작가는 ‘Who I Was Before I Met You’로 ‘너를 만나기 전의 나’라고 했다지만 필자는 ‘너를 두고 내가 먼저’로 “고통과 죽음 없는 하늘나라에 내가 먼저 가 네가 올 처소를 마련하고 영원히 사랑하며 너를 기다릴게” 로 비약시키고 싶다.
마지막 원작이 담고있는 애절하고 심오한 루이자의 사랑 - 멀어지는 그를 불러오려고 키스를 했다. 내 입술을 그의 입술에 대고 우리 숨결이 섞이고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그의 뺨에서 소금으로 맺히도록 키스를 하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말했다. 어딘가에서 그의 아주 작은 입자들이 소화되고 삼켜져서 살아있는 채로 영원히 내 몸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내 몸 아주 작은 한 조각까지 그의 몸에 밀착하고 싶었다. 내 의지로 그에게 뭔가를 불어 넣어주고 싶었다. 내가 느낀 생명의 조각 마지막 하나까지 그에게 주어 어떻게든 살게 만들고 싶었다.
필자가 유례없이 며칠 사이 연거푸 두 번을 보고 이를 추전, 심야프로로 감상 후 눈시울이 젖은 채 돌아온 옆방 권사(?)로 부터 좋은 영화란 감사를 받은 예우도 유익했고 친구와 지인들에게도 이 작품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입소문과 인터넷 및 문자와 카톡으로 필히 관람을 권유하여 좋은 작품 고맙단 인사를 받은 일도 나이든 아마튜어 매니아 필자에게 ‘오거스트 러시(August Rush)’ 이후 처음인 것 같아 오래 기억하고 싶은 작품 중의 하나로 회상하고 싶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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