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사들의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 확대와 선박 대형화로 항만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컨테이너항만의 수익창출 모델도 변화를 맞고 있다.
영국 해운컨설팅 업체인 드류리(Drewry)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글로벌 컨테이터 터미널 운영사들의 현황 및 전망 2016’을 통해, “컨테이너항만이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제는 성장보다 가치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GTO)들은 수요 증가 약세 속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와 얼라이언스 제휴에 따른 운영비 증가로 이중고에 직면했다.
드류리는 전 세계 컨테이너항만 물동량이 중국 수출 물량의 급격한 침체로, 5년간 연 3% 미만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및 남아시아의 재기와 유가로 인한 러시아의 잠재적인 회복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응해, 터미널 운영사와 투자자들은 터미널 시설 확대를 긴급히 논의 중이다. 향후 5년 내로 진행되는 여러 프로젝트에 대응해 터미널도 점진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다시 시기와 규모를 모두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터미널 운영사들의 관심은 항만 개발에서 인수합병(M&A)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다수의 터미널 운영사들이 인수합병을 진행 중이다. 머스크 자회사인 APM 터미널은 스페인의 터미널 운영업체인 그룹 TCB(Grup Maritim TCB, S.L.)를 인수했다.
프랑스의 CMA CGM은 싱가포르의 APL을 인수했고, 터키의 일포트(Yilport)는 포르투갈의 모타엔길(Mota-Engil) 그룹 자회사인 테르티르(Tertir) 인수를 추진 중이다. 중국의 중국상인항만홀딩스, 합병 후 새롭게 출범한 코스코차이나쉬핑은 터미널 처리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고 있다. 2020년께 코스코차이나쉬핑은 컨테이너 항만 처리능력에서는 GTO 중 1위에 오를 것으로 드류리는 전망했다.
드류리의 항만 터미널 부문 선임 애널리스트인 닐 데이비슨은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들이 전략을 총체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항만 개발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인수합병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여 “선사 얼라이언스의 규모를 늘리는 것은 터미널 운영사의 터미널 통합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슨은 이어 “기존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들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것은 수익이 예전보다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나 터키 일포트 홀딩스와 같은 운영사들은 오히려 터미널 확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터미널 운영사들 간의 상반된 행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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