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10월 5일, ‘이안 플레밍(Ian Fleming)’ 원작, 007 시리즈가 ‘숀 코네리(Thoms Sean Konnery)’가 주연, 주인공 ‘제임스 본드(James Bond)’역을 맡아 ‘테렌스 영(Terence Young)’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1탄 ‘007 살인번호(007 Dr. No)’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그후 53년만에 24번째 작품으로 ‘007 스펙터(007 Spectre)’가 2015년 국내에 들어와 모처럼 필자도 ‘007’이란 영국 정부가 인정한 살인 명령을 토대로 하는 흥미 진진한 첩보 영화를 만나 반가웠다. ‘007’에서 ‘00’은 영국 비밀정보국인 MI6가 허가한 살인 면허를 뜻하며 소설 속 본드는 1924년 영국 스코틀랜드 출생으로 명문 ‘이튼(Eaton)’ 재학중 여자 문제로 퇴학 당했으며 공식 계급은 영국 해군 중령이다.
007시리즈 본드 역의 대명사 격인 숀 코네리 이후 ‘조지 라젠비(George Robert Razenby)’와 ‘로저 무어(Roger George Moore)’, ‘티모시 달튼(Timothy Peter Dalton)’에 이어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endan Brosnan)’이 2002년 제20탄 ‘어나더 데이(Another Day)’를 끝으로 물러나고 2006년에 엄선된 뉴페이스, 현재의 제6대 본드역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주인공을 맡아 ‘카지노 로얄(The Casino Royale)’ 작품부터 내리 4편에 출연, 24번째 시리즈인 최신판 ‘007 스펙터(007 Spectre)’까지 왔다.
해체 위기에 놓인 MI6 소속 제임스본드가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중 악명높은 조직 스펙터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마주하는 사상 최악의 이야기를 007 4번째 주연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와 ‘매들린 스완’역을 맡은 ‘레아 세이두(Rea Seydoux)’, ‘루시아 시아라’로 분한 ‘모니카 벨루치(Monica Bellucci)’에 ‘랄프 파인즈(Ralph Fiennes)’와 ‘크리스토프 발츠(Christoph Waltz)’ 그리고 ‘데이브 바티스타(Dave Batista)’가 열연, 용감무쌍하게 스릴과 서스펜스에 더해 숨막히는 격투와 스릴 장면을 간단없이 엮어간다.
이야기는 최악의 적 ‘스펙터’와 ‘제임스 본드’의 과거,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거대한 비밀이 드러남으로써 본격화 된다. 본드는 M이 남긴 비디오 메시지를 보고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개인적으로 추적하던 중 멕시코 소칼광장에서 개최된 전통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Dia de Muertos)’의 장엄한 축제 현장에서 스펙터의 중간 보스를 살해하고 그리고 그가 가진 조직원의 표식인 반지를 빼앗는다. 반지를 단서로 본드가 스펙터에 파고들자 정보부의 허락없이 축제에서 난동을 부렸단 이유로 살인면허를 지우고 그의 활동에 제동을 걸어 정직령을 내린다.
영화 첫 장면, 멕시코 시티에서의 스릴 넘치고 숨막히게 전개되는 헬리콥터와의 곡예 비행 신은 너무나 유명한 ‘척 아론’ 곡예 비행사가 동원됐고 다니엘 크레이그 역시 광장 건물 지붕 위를 아슬아슬하게 뛰어 넘는 스피디하게 가슴 철렁이는 고공 액션 장면을 대역없이 연기하는 모험을 벌이며 시선을 압도한다.
폭발 테러 이후 MI6는 영국 정부에 의해 해체 위기를 맞고 본드는 조직에서도 소외당하며 위치추적 대상이 되지만 같이 일하던 친구로부터 48시간만 추적권에서 벗어나는 편의를 제공받아 지능형 특수 자동차를 훔쳐 타고 자신이 죽인 반지 주인의 장례식을 찾아 로마로 간다.
그리고 동료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아 스펙터의 수장이 ‘한스 오브 하우저(크리스토프 발츠)’이며 그가 과거 자신의 부모들이 등반사고로 사망했을 때 자신을 돌봐 준 사람의 아들이란 걸 알아낸다.
그런 한스가 왜 자신의 아버지까지 살해하고 자신을 쫓으며 없애려 하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던 그는 그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 잡혔다, MI6에서 조사를 받던 중 도망친 ‘미스터 화이트’이며 그가 조직에서 축출당해 은둔하고 있는데 이는 외동딸 ‘메들린 스완(레아 세이두)’의 안전을 위한 것임을 알고 찾아간다.
너무나 악랄한 하우저에 반기를 들고 스펙터에서 쫓겨난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중 본드가 그의 외진 거처로 찾아오자 스펙터에 대한 정보를 낱낱이 알려 준 다음, 자신은 이미 살만큼 살았기에 이젠 죽음을 맞아도 여한이 없다며 딸의 앞날을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갑자기 본드의 총으로 스스로의 삶을 마감한다.
그는 이미 스펙터가 그의 휴대폰에 죽음에 이르게 탈륨을 심어놓아 중독으로 오래 살지 못 할 운명에 놓였던 것.
정신과 의사로 일하는 딸 메들린을 찾아가자 첨엔 의심했으나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해주자 그녀가 알고 있는 스펙터의 정보를 제공하고 기지가 있는 사막으로 본드를 따라 나선다.
하우즈에게 왜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느냐고 묻자 그는 어린 본드를 이뻐하던 아버지가 미워 살해하고 본드마저 죽이려 했다고 실토한다.
질투에 사로잡힌 그는 세상의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자기의 뜻대로 할 수 있다고 믿고 정보 요원까지도 통신수단으로 대체해 세계를 한 손에 쥐고 맘대로 움직이려 했다고 포부를 밝힌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본드는 스펙터의 기지를 폭파한다. 기지가 폭파되자 도망쳐 정보부를 찾아온 하우저는 메들린을 인질로 잡고 본드를 위협하지만 결국은 체포되고 본드는 그녀와도 아쉬운 이별을 나눈다.
007 시리즈에 등장하는 범세계적 초거대 범죄와 살인 조직, 스펙터(Spectre)는 Special Executive for Counter-intelligence, Terrorism, Revenge and Extortion의 머릿글자(Abbreviation)다.
크레이그는 목숨을 걸고 위험 장면을 연기하는 최고의 스턴트들과 함께 본드역의 리얼리티와 스릴 만끽을 과시하기 위해 앞 선 본드 배우들과는 달리 차원이 높은 액션 캐릭터를 발산하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실천해 보인다. 특히 폭설로 뒤덮인 설원과 사막은 물론 천인단애의 절벽과 고층 건물의 지붕을 질주하는 서스펜스 장면과 고공을 난무하는 헬기에 매달려 임무 수행을 위해 온 몸을 부딪히며 싸우는 신들은 전편에 걸쳐 간담을 서늘하게 죄고도 남는다.
본드의 액션 동선을 따라 전개되는 전율과 공포감 넘치는 비주얼은 고도 로마를 사정없이 질주하는 카 체이스 신이 보여주는 긴박감, 모래 폭풍 속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폭발 장면을 보여준 북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의 스펙타클은 여느 007에서 찾기 힘든 스파이 첩보물의 진전된 완성도를 보여주는데 인색치 않았다.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앞세워 더욱 시선을 끄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액션은 너무나 놀랍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헐리우드 탑 클래스로 등극한 프랑스 출신의 레아 세이두는 비상한 재능을 가진 정신과 전문의 메들린역을 맡아 본드의 파트너로 파워풀한 액션까지 더한다.
또 이태리 출신 모니카 벨루치도 베일에 싸인 미모의 섹시 걸, 루시아로 등장, 뭇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아카데미상을 두번이나 받은 연기파 크리스토파 왈츠가 본드가 쫓는 악의 본산, 스펙터의 수장 오버 하우저 역을 열연했다. ‘스카이 폴(Skyfall)’에서 007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수익을 창출해낸 ‘샘멘데스(Sam Mendes)’ 감독에 ‘칼럼 맥도갈(Callum McDougall)’이 제작을 맡았다. 25번째 시리즈도 크레이그가 맡을지 여부와 007 시리즈의 롱런과 함께 필자는 벌써 다음 작품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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