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6 17:07

추억의 명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 1961)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명작 ‘해바라기(Sunflower)’가 꽃 이름인지 영화 제목인지, 꽃 이름으로 보다 영화 제목으로 더 유명하게 알려졌던 에피소드가 있듯이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이란 영화는 그 반대로 영화 제목으로서 보다 주제 음악 ‘문리버(Moon River)’로 지구촌 곳곳에 훨씬 더 알려져 있다는 사실은 필자 생각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나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일반적 현상일 것 같다.

타이틀 롤을 맡은 전설적 여배우 ‘오드리 햅번(Audrey Hephurn)’과 함께 그 시대를 함께 호흡한 팬들에게 감명깊은 뮤지컬 작품으로 인기를 모은데다가 필자 역시 젊은 시절부터 모임이나 여흥 장소에서 사회봉을 잡으면 산만한 분위기를 고무시키고 주의와 시선을 모으기 위해 자주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가 불러 크게 히트한 이 노래 ‘문리버’의 첫소절을 불러 무드를 고조시키는데 애용했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영화요 주제음악이다.

뉴욕 맨하탄의 새벽 거리에 소매가 치렁한 이브닝 드레스를 걸치고 얼굴을 반이나 덮은 검은색 글래스에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을 했으나, 조금은 초라하게 거리여성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한 젊은 여성이 귀티는 결여된 모습으로 티파니 보석상을 걷는 게 첫 장면이다. 아파트에 홀로 살면서 부유한 남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생활비를 벌며 화려한 신분상승을 꿈꾸는 자유분방한 무작정 상경파(?)격의 기회주의적인 여자다.

 어린 나이 시골서 연상의 가난한 농부와 결혼을 하고도 상류층 삶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가정을 버리고 뉴욕에 진출한 ‘홀리(Holly Golightly /오드리 햅번)’는 원작 소설에서는 매춘부지만 이 영화에선 뭇 남자를 상대로 그들이 건네는 선물을 팔아 살아가는 보헤미안 여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심지어 장기복역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 악덕상이나 마약사범 같은 마피아 조직 거물급이 감방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의뢰하는 가족 방문역을 부탁받고 몇 주에 한번씩 면회를 가서 놀아주는 댓가로 받은 돈을 유일한 수입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우울한 날이면 뉴욕의 5번가 유명 보석상 ‘티파니’를 찾아가 구매할 능력도 없으면서 자신만만하게 보석 진열장을 오가며 눈요기만 즐기는 독특한 습성을 지닌, 빼어나게 아름답고 개성미 만점의 뇌쇄적 매력녀로 등장하는 홀리. 한편 같은 아파트 윗층에 사는, ‘조지 페파드(George Peppard)’가 연기한, 홀리와 비슷한 처지의 가난한 작가 지망생 ‘폴(폴 바르작/Paul Varjak)’ 건달 역시, 일정한 벌이가 없이 부유한 후원자인 ‘2-E(패트리샤 닐/Patricia Neal)’란 여성 사업가의 잠자리 파트너 역의 댓가로 받는 돈으로 생활한다.

즉, 스폰서 교제로 정부 노릇을 하며 구차하고 무료한 생활을 이어 가는 폴은 어느날 밤 자기방 열쇠가 없다며 홀리에게 수작을 걸어 인사를 나누고 서로 오가며 거래를 턴 후 두 사람은 갑자기 가까워져 한방서 와인을 함께 마시는가 하면 드디어 폴의 침대에서 홀리가 새근새근 잠이 드는 해프닝도 벌어진다.

연상 여인의 애인역에 혐오감을 느낀 폴은 아름답고 귀여우며 매력적인 홀리에게 점차 호감을 갖게 되고 미치광이 처럼 떠들어 대는 험상궂은 윗층 남자가 치근덕거려 귀찮고 무섭다며 한밤중에 폴의 침대속으로 들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팔에 안겨 잠을 자는 그녀의 모습에서 사랑 같은 걸 느끼기 시작한 폴은 아주 적극적으로 대시를 시도하고 서로가 상당히 정서적으로 교감한다.

한 손엔 빵을 들고 거리를 거니는 천진함, 길잃은 고양이를 데려와 이름도 지어주지 않고 정성껏 돌보는 심성, 때로는 외로움과 무료함을 이기지 못하고 아파트 비상계단에 앉아 기타를 치며 다소곳 감미롭게 부르는 노래 ‘문 리버(Moon River)’를 듣자 폴은 예비되거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지만 강한 사랑을 느끼며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애욕의 심연으로 빠진다.

한 곳에 머물며 얽매어 사는 삶을 거부하고 증오하던 홀리는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이 상류사회 진입을 갈망하며 안주 대상을 찾아 접근을 했으나 자신의 단골이었던 마약 조직이 검은 돈을 악용, 불법으로 거래하자 이에 자신이 관련됐단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고 그녀의 순수함도 시험대에 올라 불행하게 남자도 떠나고 꿈과 현실의 괴리감을 맛보는 악운을 겪기도 하며 드디어는 자신도 꼭 그 어디엔가 정착이 필요함을 스스로 암시한다. 

공주로 등장해 기자와 사랑을 속삭였던 1953년의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과 함께 다채로운 표정과 풍부한 김정을 표현한 빛나는 작품으로 영화사에 남는 산뜻하게 재밌는 영화다. 폴이 첫작품 원고료로 몇 달러를 받아 쥐고 보석상에 들어가 몇 푼짜리 장난감을 사서 가면탈을 훔쳐 쓰고 즐거워하며 나오던 장면에서 부와 상류층의 상징인 보석상 ‘티파니’를 동경하고 부자를 찾는 등, 비슷한듯 서로 다른 가치관의 충돌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인간이 추구하는 진실한 사랑안에 갇히기도 하는 반전이 감격적이다. 

옛 남편이 찾아와 고향으로 가자고 애원해도 끝내 거절하던 장면, 마지막 폴과 헤어진 후에 다시 합해야 한다는 절대 절박감에서 물동이 처럼 쏟아붓는 폭우속의 길거리에서 버렸던 고양이와 만나는 눈물겨운 장면과 어렵사리 폴을 극적으로 다시 만나 빗물의 범벅 속에서 온 몸이 부서져라 얼싸안고 뜨겁게 나누던 재회의 입맞춤은 외롭던 두 영혼이 영원히 하나로 완성되는 광경을 라스트 신으로 감명깊게 연기한다.

젊은 시절은 아름답고 우아한 매력 만점의 여배우의 이미지를, 만년엔 유니세프(UNICEF) 친선대사로 값진 아프리카 자원봉사활동을 몸소 실천한 천사같은 여인으로 기억되는 햅번은 1929년 출생, 1993년 63세로 죽기전 그녀의 아들에게 전한 말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눠라” 던 명언은 우리들 가슴속에 그녀의 아름다움과 함게 오래 가슴을 적신다.

특히 영화 분위기에 알맞게 다양하게 편곡되어 작품 전편에 걸쳐 은은하고도 감미롭게 수놓은 주제곡 ‘문리버(Moon River)’는 자니 머서(Johnny Mercer) 작사,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 작곡으로 영화 속에서는 코러스에 의해 불려지고, 또 헵번이 기타를 치면서 흥얼대며 불렀는데 그 해에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획득하고, 다시 그래미상의 최우수 가곡상(Song Of The Year)을 받았다. 1961년 10월부터 소울 가수 줄리 배틀러의 레코드와 맨시니가 이끄는 코러스와 악단의 레코드가 크게 히트했고, 배틀러 레코드는 밀리언셀러가 되는 행운을 안았었다.

 인간의 일상적인 감정적 파동을 특유의 표현 감각과 리듬으로 안정적인 문체로 작품 속에 녹였단 평가를 받은 ‘트루먼 카포테(Truman Capote)’ 원작에, 블레이크 에드워즈(Blake Edwards)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961년 패러마운트가 자신있게 출시한 걸작이다. 

끝으로 필자는 옛 부터 앤디 윌리암스(Andy Williams) 노래만 따라 불렀는데 그 밖에 페리코모(Perry Como)와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도 부른 그 노래가 새벽 2시가 넘은 이 순간에도 작품 속에서 기타 치며 햅번이 부르던 그 모습과 함께 은은히 귓전과 눈가에 들려온다.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I’m Crossing You In Style Some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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