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4 09:14

알기 쉬운 해상법 산책(19)/ 선하증권의 무게와 분실, 제권판결

법무법인 세경 최기민 변호사


종이 한 장의 무게가 수천 톤의 화물만큼 무거워지는 순간이 있다. 

선하증권은 단순한 종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하증권은 해상운송계약의 성립과 내용에 대한 증거가 되고, 운송인이 선하증권에 기재된 수량과 상태의 화물을 수령하였음을 증명하는 수령증이 되며, 운송물 인도청구권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으로서의 기능도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하증권을 배서, 교부하는 행위는 운송물을 인도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선하증권이 적게는 수백, 수천 만원에서 때로는 수십, 수백 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순간이다.

운송물이 물리적으로나 법리적으로 멸실되면 운송물 인도청구권이 화체(化體)되어 있던 선하증권은 손해배상청구권이 화체된 증서로 변화하게 된다. 운송인 또는 제3자의 책임으로 운송물이 멸실되었다면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은 선하증권에 근거하여 책임 있는 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운송물은 존재하는데 선하증권이 멸실·분실되면 어떠한 일이 발생하게 될까.

가장 먼저 발생하는 일은 운송물이 바다를 건너 목적지에 도착했더라도 아무도 그것을 인도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화주는 운송인에게 선하증권의 멸실·분실 사실을 알리고 선하증권의 재발행 또는 선하증권의 상환 없이 운송물을 인도해 달라고 요구하겠지만, 운송인의 입장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선하증권 원본을 가지고 찾아와 운송물의 인도를 요구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때 실무적으로 운송인은 현금담보나 보증장(Letter of Indemnity; LOI)을 요구한다. 그런데 화주가 운송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에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멸실·분실한 선하증권에 대한 제권판결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선하증권에 대한 제권판결을 구하는 공시최고 신청은 실무적으로 많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권판결을 얻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대략 3~6개월), 그 기간 동안 운송물을 인도받지 못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운송물을 인도받은 후에는 굳이 선하증권을 무효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경험하기 쉽지 않은 법적절차이다 보니 구체적인 요건에 대한 낯섦도 하나의 이유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제권판결은 멸실·분실된 선하증권의 효력을 상실시키고 제3자의 권리 주장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완전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해상변호사로서 일을 하면서 여러 사건에서 선하증권에 대한 제권판결을 받아보았다. 그 중에는 제권판결이 나오지 못하도록 제3자의 방해(?)가 있었던 사건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공시최고절차에 대하여 나름 많은 경험치가 쌓여 있다고 조심스럽게 자부하고 있다. 선하증권의 공시최고절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쟁점에 관하여 간략히 살펴보자.

국제해상운송의 특성상 외국에서 발행된 선하증권에 대하여 우리나라 법원이 공시최고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는데, 선하증권상의 양하항이 우리나라 항구인 경우 한국법상 그 항구를 관장하는 지방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진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선하증권이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 제권판결에 의하여 그 선하증권의 효력을 상실시킬 수 있는지를 준거하는 법이 무엇인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선하증권의 준거법이 그 준거법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를 다룬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고, 실무적으로 별다른 고려 없이 한국법을 실체법으로 하여 공시최고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법에 의할 경우 선하증권에 대한 공시최고를 신청할 수 있는 신청권자는 선하증권상 권리의 실질적 귀속자가 아니라 멸실·분실 당시 선하증권상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형식적 자격을 가지고 있었던 최종소지인이다. 

또한 직접점유자만을 최종소지인이라고 보지 않고 간접점유자도 신청인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선하증권의 간접점유자가 직접점유자의 소재불명을 선하증권이 멸실·분실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필자는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외국에서 발행된 선하증권에 대한 제권판결의 가장 큰 문제로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선고된 제권판결이 외국에서 승인될 수 있을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국제무역과 해상운송에서 선하증권은 화물이며, 권리이고, 돈이다. 가장 중요한 서류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선하증권이 멸실·분실된 경우에 실무적으로 너무 간단한 가벼운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될 때도 있다. 어쩌면 느리더라도,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 가장 빠른 해결책일 수 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TAIPEI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Wan Hai 283 11/17 11/19 Interasia Lines Korea
    Wan Hai 283 11/17 11/19 Wan hai
    Quezon Bridge 11/21 11/28 Evergreen
  • BUSAN NANSH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Wan Hai 317 11/06 11/10 Wan hai
    Ts Hochiminh 11/09 11/16 Wan hai
    Ts Hochiminh 11/10 11/17 T.S. Line Ltd
  • BUSAN MONTEVIDEO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Kota Setia 11/14 12/24 PIL Korea
    Kota Lihat 11/21 12/31 PIL Korea
    Ever Bliss 11/28 01/14 Evergreen
  • BUSAN ANTWERP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Mette Maersk 11/06 12/25 MSC Korea
    Hmm Algeciras 11/07 12/30 HMM
    Milan Maersk 11/13 01/01 MSC Korea
  • BUSAN ROTTERDAM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Mette Maersk 11/06 12/20 MSC Korea
    Hmm Algeciras 11/07 12/21 HMM
    Cma Cgm Kimberley 11/10 01/05 CMA CGM Korea
출발항
도착항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