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의 인도가 크게 늘면서 우리나라의 6월 선박 수출액이 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6월 선박 수출액은 전년 12억5000만달러 대비 두 배(99%) 늘어난 24억8000만달러(약 3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선가가 높은 컨테이너선, LNG 운반선이 수출을 견인하며 6월 수출이 두 자릿수 신장했다.
상반기(1~6월) 수출 실적도 전년 82억4000만달러에서 올해 92억1000만달러로 12% 증가했다.
산업부는 “선가 상승분이 반영된 2021년도 수주 물량의 생산·수출이 올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며 “2023년 평균 수출 단가 상승과 고부가가치 선박인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수출이 늘면서 인력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 들어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 LNG 운반선의 신조선가는 상승일로에 있다. 올해 5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년 대비 10.03포인트 상승한 170.1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월 167.32포인트와 비교하면 2.78포인트 올랐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조선의 주력 선종인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대비 14%(3200만달러) 상승한 2억5900만달러를 기록,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2억6000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역시 8%(1700만달러) 오른 2억2250만달러로 나타났다.
‘반도체 부진 여파’ 총수출액 9개월 연속 뒷걸음질
6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과 기저 효과 등으로 9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 지속,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 하락 등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542억4000만달러(약 70조9200억원)였다. 반면, 무역 수지는 16개월 만에 내리막을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15개 주요 품목 중에서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컴퓨터 등 8개 품목의 부진이 수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낮은 메모리 가격 지속,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동률 하락으로 전년 대비 28% 급감한 89억달러에 그쳤다.
수출액 4, 6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항공유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에 각각 22% 40.9% 떨어진 35억6500만달러, 32억9800만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는 모바일 수요 회복 둔화와 글로벌 소비심리 회복 지연 등으로 11.1% 줄어든 14억달러, 무선통신은 휴대폰 교체 시기 장기화와 출하량 감소에 12% 후퇴한 10억2000만달러, 섬유는 주요 직물 등 섬유 소재 수요 감소에 2.3% 감소한 9억9000만달러로 부진했다.
이 밖에 컴퓨터는 전방 수요 위축으로 인한 시장 내 재고 소진에 53.5% 급감한 7억3000만달러로, 주요 품목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반면, 2위인 자동차는 생산 정상화 및 대기 수요 실현에 힘입은 판매 증가와 더불어 친환경차 수출 호조로 전년 대비 58.3% 폭증한 62억3000만달러를 기록, 역대 6월 중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이차전지는 리튬이온축전지 수출이 증가하며 16.3% 신장한 9억2000만달러, 일반기계는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굴착기 등 산업기계 수출이 늘면서 8.1% 증가한 44억7000만달러, 철강은 구조물 등 해외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요 등에 힘입어 3.1% 증가한 33억8000만달러를 각각 일궜다.
對중 수출액 19% 급감
8대 주요 지역 수출은 미국 일본 중국 아세안(동남아시아)이 감소세를 보인 반면, 유럽연합(EU) 중남미 중동 인도는 증가세를 띠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주요 품목이 부진한 데다 현지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19% 급감한 105억달러, 미국은 석유제품, 자동차, 일반기계 등의 보합에 1.8% 감소한 95억9000만달러, 일본은 일반기계, 석유화학, 바이오헬스 등 주요 품목 수출 하락에 3.7% 후퇴한 25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밖에 아세안은 일반기계, 반도체, 석유제품 등 부진에 16.6% 감소한 85억8000만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EU는 자동차, 차부품, 바이오헬스 등 주요 품목이 개선되면서 18.2% 증가한 61억9000만달러를 기록, 6월 월간 기록으로는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중동도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등의 호조로 14% 신장한 16억4000만달러를 일궜다. 이 밖에 중남미와 인도도 각각 9.2% 0.2% 증가한 25억4000만달러, 1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531억1000만달러(약 69조4000억원)였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이 27% 급감하며 전체 수입액도 감소했다. 에너지 외 반도체, 철강 수입 등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6월 무역수지는 11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3월 이후 지속된 무역적자 흐름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16개월 만에 흑자를 회복했다”며, “7~8월에는 하계휴가 등의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무역수지 개선 흐름이 주춤할 수 있지만, 이후 본격적인 흑자 기조와 함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6월 무역흑자 등 긍정적 흐름이 조속한 수출 플러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범부처 수출 총력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