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8 17:53
초대형 컨선 발주 러시에 공급과잉..업황 악화 초래
글로벌 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해운업계가 운임인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고유가와 공급과잉 여파로 지난 1분기 잇따라 적자 전환했던 한진해운과 STX팬오션 등 국내 해운업계의 운임인상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2일 런던의 물류전문지 IFW는 올해 극초대형(ULCS) 컨테이너선 인도가 급증함에 따라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2012년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IFW에 따르면 자넷 루이스 맥쿼리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아시아-유럽 노선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선사들이 1만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본격적으로 투입, 역내 선박 운임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사들 입장에서는 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1만TEU~1만2000TEU급으로 대체할 경우 평균 소석률(적재능력 대비 실제 적재량)이 적어도 90%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적재량을 채워야하는 압박감에 대형 선사들이 화주에 운임할인을 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초대형 컨船 증가로 선복량 2013년께 `피크`
신규로 투입되는 컨테이너선도 2013년께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업계는 긴 침체의 터널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소재 해운컨설턴트 `알파라이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발주된 컨테이너 선복량은 160만TEU에 달했다.
이는 에버그린, NOL, 머스크라인 등 주요 선사들이 80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발주를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오는 2013년 인도 예정인 컨테이너 선복량은 159만TEU로 불과 1년 전 지난해 6월(38TEU) 대비 4배 넘게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인도량을 보였던 지난 2008년 기록을 돌파하는 것으로 최근 발주량을 감안할 때 2013년 인도량은 최대 200만TEU에 육박할 전망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013년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최대 8.9~11.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핵켓어소시에이트 벤 핵켓 대표는 "올해 전세계 물동량이 한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선복량은 두 자리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선박운임은 상당한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제휴사인 `ICRA`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해운업계가 2003년부터 2008년 3분기까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운임과 선박가격이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꺾인 시황은 2012년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船 운임 하락세 지속…국내 선사 실적엔 `악재`
상하이운임지수(SCFI)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북유럽노선 스폿운임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을 밑도는 1TEU당 892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시황을 감안해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선사인 AP몰러머스크는 애초 이달 계획했던 아시아-북유럽노선의 운임인상을 잠정 연기했다.
AP몰러머스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운임하락이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해 급등세를 보인 운임은 상승 모멘텀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지헌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말 기준으로 중국 발 컨테이너선운임(CCFI)은 전월 대비 0.9% 상승했으나 전년 대비 10% 급락했다"며 "컨테이너 선사의 운임인상 노력과 성수기 물량 증가로 컨테이너선 운임은 8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지겠으나 상승 폭이 크지 않고 전년 대비로 낮은 운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해상물동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해상운임은 선박 공급량 확대로 아직 부진한 상황"이라며 "특히 컨테이너선 운임은 비수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진해운의 경우 최근 낙폭 과다로 절대적인 저평가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진해운 등 국내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이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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