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5 15:20
비나라인, 부실 비나신 살리기 나선다
선박 40척 매입, 부채 일부 떠안아
국영 베트남해운공사(비나라인)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베트남조선공업(비나신)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을 대대적으로 매입한다.
비나라인은 비나신으로부터 140만t(재화중량톤)에 달하는 40척의 선박을 인수하고 40억달러에 달하는 부채 일부를 떠안을 계획이라고 로이즈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비나라인 고위임원은 "선박 소유권의 법적인 양도가 지난 1일 마무리됐다"며 "가격 결정과 선박 이전 작업은 2~3달 사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입선박은 벌크선 21척 탱커선 7척 컨테이너선 10척 바지선 2척 등이며 비나신의 해운부문 계열사인 비나신라인과 비엔동쉬핑 비나신쉽 등이 소유한 것들이다. 비나신의 비주력 사업부문 분산계획에 따라 비나라인에 매각된 것으로 파악된다.
비나신라인은 벌크선 14척을 비롯해 탱커선 3척 컨테이너선 2척 등 20척의 선박들을 매각할 예정으로, 이들 선박 대부분은 기술적 법적 문제로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비엔동쉬핑이 매각하는 선박은 컨테이너선 8척 벌크선 3척 탱커선 2척 등 총 13척이다. 비나신쉽은 일반화물선 7척을 내놓게 된다.
이 임원은 "우선 (선박) 자산가치에 대한 실사가 필요하다"고 말해 비나라인이 선박 가격을 모두 지불하고 매입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임원은 또 대규모 부채 일부를 떠안아야만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부채를 떠안는 것은) 우리에게 큰 짐이다. 이들 부채가 우리가 원인이 아닌데 부채를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며 "베트남 정부가 부채 처리를 위한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나신은 100개 이상의 자회사를 거느린 대형 기업으로 자회사중엔 비조선 부문도 다수 포함돼 있다. 고용인력만 8만명에 이른다.
비나신 조선소는 베트남 전국에 흩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 남쭈 하롱 쭝꿧 세곳의 대형 조선소들은 15만t(재화중량톤)급 탱커선과 10만5천t급 선박 건조능력을 갖추고 있다.
비나신은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포화상태였던 한국과 일본조선소의 대체조선소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취약한 건조능력과 금융위기에 따른 선주들의 자금난으로 대규모 해약사태를 맞으면서 경영사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흥아해운도 최근 비나신 계열사인 파륭조선소로부터 발주한 선박을 인도받지 못해 매입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경영부실 사태가 불거지자 베트남 정부는 비나신을 분사키로 결정했다. 비나신 산하의 12개 조선소와 계열사들은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베트남과 비나라인으로 이전될 계획이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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