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이 수입규제 더 심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의 수입규제 건수는 지난 2004년 137건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다 세계경제 위기로 2008년 121건까지 증가했으나 G20 정상회의를 중심으로 한 우리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동결(stand still) 노력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2009년도 대(對)한 수입규제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수출제품에 대한 해외 수입규제 건수는 총 20개국 114건으로 전년보다 7건이 감소했다.

수입규제 중 선진국에 의한 신규 제소는 2건에 불과했으나, 인도·파키스탄·러시아 등 신흥개도국에 의한 신규 제소는 16건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세계 1위의 수입규제국인 인도에 의한 신규 제소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파키스탄(3건), 러시아(2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던 인도는 핫코일, 가성소다, 아크릴섬유 등 6개 품목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 조사를 했으나, 핫코일 등 4건은 산업 무피해로 조사를 종결됐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말 현재 인도가 총 29건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전체 규제건수의 21.9%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중국(20건)과 미국(15건)을 포함해 이들 3개국은 전체 한국제품에 수입규제의 52.6%를 차지했다.

규제 형태별로는 반덤핑이 92건, 80.7%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차별적 규제형태인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도 18건으로 직접적인 규제가 여전히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품목별로는 가장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는 품목은 석유화학제품으로 전체의 43%인 49건, 철강금속은 27건, 섬유류 19건 등으로 석유화학 및 철강 2개 분야가 전체 규제건수의 66.7%에 달하고 있다. 철강금속은 지난해보다 8건이 감소한 반면 석유화학제품은 오히려 2건이 증가했다.

특히 석유화학분야는 중국·인도에 의한 규제가 전체의 69.4%, 철강금속은 미국 31.4%, 섬유류는 인도·터키·우크라이나 등 3개국이 57.9%에 달하는 등 품목별로 일부 국가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과 각국의 재정지출 감소, 출구전략 논의 등으로 개도국 중심으로 수입규제 강화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G20 정상회의 등 긴밀한 국제공조와 양자간 협력을 통해 주요 교역대상국들의 對韓 수입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무역협회는 협회 내에 설치된 수입규제대응지원센터를 통해 매일 주요 교역국들의 수입규제 동향을 모니터링하여 통상수입규제사이트(http://antidumping.kita.net)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지난해 6월부터 매주 ‘통상수입규제 바로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수입규제정보와 통상정보, 입찰정보 등을 유관기관 및 업계에 제공하고 있다. <이경희 기자>